‘일자리 창출·경기 회복’ 팔걷었다

정부, 40조원 펀드 조성…기업 설비투자 유도

정부가 금융권·대중소 기업과 함께 일자리 창출 및 경기회복을 위한 투자 촉진에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와 금융공기업, 기관투자가 등이 올해 5조원 등 중기적으로 10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이와 연계한 패키지 대출도 실시, 총 40조원에 달하는 기업의 설비투자를 유도키로 했다. 또, 핵심원천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세액공제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수준으로, 신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세액공제율도 OECD 상위수준으로 높이고 기업이 유보자금을 마음 놓고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경영권 방어를 위한 ‘포이즌 필’ 제도가 도입된다.

정부는 2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중소기업·대기업 대표와 정부 관계자들이 제3차 민관합동회의를 개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일자리 창출과 경기회복을 위한 투자촉진 방안’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등이 올해 5조원 규모의 설비투자펀드를 조성하고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이 펀드 투자기업에 대한 설비자금 패키지 대출로 5조원을 지원하는 등 올해 총 10조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해 기업의 설비투자를 유도하기로 했다.

단계적으로 재정 확대와 기관투자가 추가 참여 등으로 펀드 규모를 20조원까지 늘리고 기업이 매칭 방식으로 20조원을 추가로 분담할 경우 총 투자 금액은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성장동력, 인프라 구축 등 투자 리스크가 크거나, 개별 기업에서 부담하기 힘든 대규모 투자를 중점 지원할 방침이다. 또, 향후 5년간 R&D 재정투자를 연평균 10.5%로 확대하고 연구개발 사후보상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산업체 연구 퇴직인력 고용시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제품에 대해 지자체·공공기관의 구매 목표 비율을 총구매액의 5%에서 10%로 상향 조정하고, 제품 인증·성능검사 비용을 지원해 중소기업 R&D의 상용화를 적극 유도키로 했다.

설비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도 대폭 확대된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나 연구개발 담당 부처의 승인을 받은 원천기술 개발은 비용세액공제율이 기존 3~6%에서 OECD 최고수준인 25% 수준으로 올라간다. 중소기업의 경우 공제율을 35%까지 적용해줄 방침이다.

그린 수송시스템, 첨단 그린도시 등 신성장동력 17개 사업에 대한 비용 세액 공제율은 현재 3~6% 수준인 것을 20% 수준으로 올린다. 중소기업은 기존 25%에서 30%로 상향 조정한다.

연구개발 관련 설비투자 세액공제의 일몰 기간도 2012년까지 3년 연장한다.

신재생에너지, 탄소저감에너지 등 녹색기술산업 시설투자를 에너지 절약시설 투자 부문에 포함시켜 비용세액 공제율을 10%에서 20%로 끌어올리고, 에너지 신기술 중소기업에 대해 창업 후 소득 발생일로부터 4년간 법인세 또는 소득세 50%를 감면하기로 했다.

기업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방어할 수 있도록 포이즌 필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포이즌 필은 신주를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콜옵션을 기존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이다.

정부는 또 기업회생 절차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회생절차 기업에 대한 신규지원 자금을 최우선 변제대상에 포함시키고, 회생절차 신청시 채권.채무 관계를 동결시켜 회생 가능성을 높이는 자동중지제도 도입도 추진할 방침이다.

투자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10단계인 창업단계를 6단계로 대폭 간소화하고 택지개발사업에 민간이 공공기관과 함께 공동시행자로서 참여하는 기회도 마련키로 했다.

기업 투자의 애로 해소 차원에서 반도체 등 첨단업종 공장의 입지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상수원 인근지역 규제를 총량제·배출규제 방식으로 전환한다. 프로 스포츠 경기장에 대한 수익시설 설치 제한도 완화, 공연장이나 전시장, 대형마트, 관광 숙박시설 등이 허용될 전망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