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프리미엄 전략 통했다

  삼성전자 고급화 전략이 시장에서 먹혀들고 있다. 특히 에어컨의 경우 ‘김연아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백화점과 전자전문점 등에서 판매량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불황으로 트렌드가 ‘가치소비’로 변화자 기존 기술력에 디자인과 감성을 강조한 ‘백색가전 3인방’ 제품이 고객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평균 50% 이상 높음에도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하우젠 에어컨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월평균 판매가 33% 성장하고 있다. ‘가구같은 가전’ 디자인을 표방하며 출시한 지펠 퍼니처스타일은 180만원 이상의 고가임에도 월평균 1만대 이상 판매되는 등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급 모델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0% 이상 늘어났다.

세탁기 역시 전년동기 대비 10% 이상 판매가 늘었다. 거품 방식을 이용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고객중심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8개월만에 1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버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프리미엄 제품이 잘 팔리는 이유에 대해 삼성 측은 ‘백색가전’의 상식을 깬 디자인 혁신에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고객의 요구를 찾아내 제품에 반영하고 기존 틀을 깬 제품을 선보인 것이 인기 비결”이라며 “이들 프리미엄급 신제품들은 내수 판매의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연아 효과’도 한몫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하우젠 에어컨 모델로 김연아와 연간 광고 계약을 맺었다. 대회 후원을 포함해 계약금은 약 10억원미만. 하지만 삼성전자의 김연아 효과는 이보다 10배 많은 100억원의 브랜드 홍보효과를 얻었다는 게 유통업계의 중론이다. 하우젠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월평균 30%를 웃돌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야심작 ‘김연아 스페셜 에디션’은 비교적 고가임에도 지난 5월 판매량이 전달보다 6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김연아 선수의 스파이럴 동작을 본뜬 ‘인버터 스파이럴 모델’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지난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 판매 신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78.7%와 76.2%로 김연아 효과로 인해 성장률이 거의 비슷해 지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 신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00%, 6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팩년 현대백화점 가전담당 바이어는 “스파이럴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며 “지난 6월 삼성전자 에어컨 신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80% 가량 성장했다”고 말했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역시 ‘김연아 스페셜’ 모델이 삼성전자 에어컨 전체 판매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김의탁 상무는 “올해는 더위가 빨리 찾아온 데다 일찍부터 김연아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6월 중순부터 주말 판매량이 3배 가량 늘어나는 등 에어컨의 수요가 본격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