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글로벌 증시 신흥국이 주도

하반기 세계 증시를 주도할 국가는 역시 중국을 비롯한 신흥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의 직격탄에서 한발 빗겨난 신흥국가, 특히 브릭스 국가들은 강력한 경기부양책과 함께 원유 등 상품가격의 상승이란 호재를 등에 업고 선진국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실물경기 회복세의 차이에 따라 브라질과 러시아, 중국, 인도 등 브릭스국가들 내에서도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선진국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는 측면에서 4분기 이후 선진국 증시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전했다.

◇선진국 완만한 회복 가능성…중립 또는 비중축소=미국은 스트레스테스트를 기점으로 금융위기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고 각종 경기 지표들이 개선되면서 하반기 이후 회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발원지인 주택시장도 기존 주택판매가 살아나고 가격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회복세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그러나 저축률이 확대되고 고용이 악화됨에 따라 경기 회복의 첩경인 가계의 소비지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의 70%가 소비지출이 차지하며, 나아가 미국이 전 세계계 소비의 13%를 차지해 미국의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한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의 본격적인 상승세 전환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기부양자금 마련을 위해 미국 국채발행이 급증해 재정 적자가 확대되면서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가 미국 경제의 잠재적 위험으로 꼽히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경제는 여전히 상업은행들의 추가 손실 우려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돼 경제회복이 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본격적인 실물 경제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선진국 경제가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고 있으나 경기 회복 속도는 신흥국가에 비해 지연돼 증시 약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중립 내지 비중 축소의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친디아’ 경기부양책 효과…증시 상승 기대=중국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이른 경기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의 14%가량에 달하는 4조위안(5천860억달러)의 경기부양책을 집행하면서 내수가 살아나고 있다. 특히 도.농간 소득과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격차를 축소하고자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고, ’자동차하향(汽車下鄕)’과 ’가전하향(家電下鄕)’ 정책 등 소비 진작 정책을 잇달아 내놓아 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런 경기 회복과 함께 또 신규대출 확대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으로 중국 증시는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대기업의 기업공개(IPO)와 대규모 증자를 허용하면 증시에 물량부담 문제가 재부각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반기 인도 경제는 견고한 소비를 바탕으로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금리 인하로 인해 유동성이 공급될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현 집권당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IT의 아웃소싱 기지로서 세계 경제회복이 빨라지면 인도 증시의 수혜가 기대되지만, 세계 경제가 그만큼 회복이 빠르지 못할 것으로 전망돼 증시의 추가 상승 모멘텀이 강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또 올해 기업실적에 대한 컨센서스가 부정적이고,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도 제기되는 점도 인도 투자에 유의할 점이다.

◇상품가격 등락에 울고 웃는 ’러브’=브라질과 러시아는 원유를 비롯한 상품가격의 급등락에 증시가 롤러코스터 움직임을 보였다. 브라질은 그러나 내수 시장을 키우고, 교역 대상을 미국에서 중국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경제 위기 상황에서 과거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GDP 대비 8.7%로, 남미 최고 수준의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고 정책금리를 한자릿수대로 인하하며 적극적인 정책대응을 펼치고 있어 실업률과 소매판매가 안정을 되찾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브라질의 경제 성장을 예상하면서도 최근 증시가 단기적으로 급등한 탓에 상승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여 투자에 유의할 것을 충고했다. 러시아는 브릭스국가 중 경제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외화보유액 감소와 루블화의 평가절하로 제2의 모라토리엄 선언까지 갈 뻔했던 러시아 경제는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으나 내수 위축과 금융시장의 불안은 여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증시의 60% 이상, 수출의 80%를 에너지 업종이 차지하는 편중된 산업구조로 유가의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아직 가격 메리트는 남았지만 당분간 유가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힘들 것으로 보여 러시아 증시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