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2조2000억∼2조600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6일 발표했다. 이는 삼성이 최대 호황을 구가했던 2004년 2분기 영업이익 3조73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가 불황 터널에서 탈출했다는 청신호라며 2분기 이후 긍정적인 전망을 잇따라 쏟아냈다.
삼성의 실적 예상치 공개는 기업 설명회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 측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요 증권사를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다양한 실적 전망이 나와 시장 내 혼선이 발생했다”며 “이를 최소화하고 실적 예측 가능성을 높여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예상치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뉴스의 눈>
삼성전자는 이날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실적 예상치’라는 다소 의외의 발표 때문이지만 예상치가 주요 증권사 전망을 무색하게 했다. 예상치대로라면 삼성은 이미 긴 불황 터널을 지나 회복세로 돌아섰으며, 시장도 불황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삼성이 발표한 영업이익 예상 수치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2조2000억원이다. 삼성이 최대 호황을 누렸던 2004년 2분기 영업이익 3조7300억원 이후 최대일 뿐만 아니라 26개 증권사가 추정한 2분기 평균치 9628억원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24일 공식 실적 발표 때 다소 바뀔 수 있지만 삼성이 18일이나 앞둔 이날 이례적으로 공개한 점을 감안할 때 확정치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예상치의 폭이 4000억원에 이른 것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환율 등 경영 변수를 고려한 것이 아니며, 최종 발표치가 들어가야 해 가급적 넓게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삼성의 깜짝 실적 배경을 모든 사업 부문에서의 경쟁력 회복으로 풀이했다. 한마디로 지난 1분기 휴대폰·TV 등 세트 부문에 비해 다소 부진했던 부품(DS) 쪽이 기대 이상 실적을 올렸다는 것. 1분기 9800억원 적자를 냈던 반도체·LCD 부문이 흑자로 돌아섰으며 TV·휴대폰이 지난 분기에 이어 계속 성장한 결과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1분기에 6700억원 적자를 낸 반도체 부문에서 1000억원가량 흑자를 예상하고 팔수록 손해를 봤던 LCD 부문에서도 반도체 부문 이상의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솔솔 나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 실적만 보면 수치는 나쁘지 않다는 게 내부 평가”라며 “올 2분기에 작년 2분기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삼성에 앞서 22일 발표 예정인 LG전자 실적도 창사 이래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 경기가 불황을 통과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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