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회장, 사회환원약속은 공수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8400억원 사회 환원 약속이 결국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 회장이 받은 사회봉사명령 300시간 중 나머지 100시간 역시 아직 이행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7일 현대자동차 측에 따르면 “정 회장이 지금까지 사재를 출원해 환원한 금액은 2007년과 2008년 해비치 재단을 통한 900억원이 전부”라며 “정확히 전달받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해비치 재단을 통해 환원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사회봉사활동은 300시간 가운데 3분의 2를 진행했다”며 “사면 이후 봉사활동 역시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정 회장은 회사 돈 693억원을 횡령하고 1034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에서 사회공헌기금 8400억 출연과 준법경영 강의, 기고,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았고 사재 헌납은 해마다 1200억원씩 7년을 출연해 모두 8400억원을 내는 것으로 확정됐다.

2007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받았지만 정 회장은 “사회공헌활동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사회봉사도 자발적으로 수행하겠다”며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약속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 8400억원 가운데 실제 시행한 금액은 불과 900억원에 불과하다.

정 회장은 2007년 11월 600억원 상당의 글로비스 주식(92만여 주)을 그룹 내 공익재단인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에 출연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300억원 상당의 글로비스 주식(48만7805주)을 출연, 모두 900억원 상당의 주식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당초 약속한 것의 약 7%에 불과하다.

현대자동차의 행보 역시 사회공헌 약속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해 매출 32조원의 대기업이 내놓은 기부금은 불과 391억5000만원으로 2007년 413억 5100만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반면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1조6447억1200만원으로 2007년 1조2581억원보다 늘었다. 사회환원보다는 기업 이미지 제고와 상품판매에만 힘쓰고 있다는 증거다.

업체 관계자는 “결국 실형을 회피하기 위해 지키지 않을 약속을 하게 된 꼴”이라며 “세계 자동차 업계 5위의 현대자동차가 국민과의 약속을 두고 벌이는 행태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