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열등 진화중"…퇴출 위기 벗어날 듯

많은 전력 소비로 퇴출 위기에 몰렸던 백열등이 전력 효율 등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통해 진화하면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미 의회가 2012년까지 전력 소비효율을 맞추지 못하는 백열등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에너지법을 통과시켰을 때만 해도 백열등은 곧 사라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력 소비를 줄인 신형 백열등의 개발로 사정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새로운 법이 백열등에 대한 사망선고 처럼 보였으나 이제 사망선고가 너무 일렀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 정부는 2012년부터 전력 소모량을 일반 형광등은 15%, 백열등은 25%까지 줄이도록 할 계획이다. 토머스 에디슨이 1979년 발명한 이후 1세기 넘게 세계를 밝히며 근대화시킨 백열등은 이 기준을 맞추지 못할 경우 퇴출이 불가피한 상황에 몰렸었으나 새 기준에 맞추려는 연구.개발 경쟁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백열등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2012년 기준에 맞춘 백열등이 이미 제한적인 물량이기는 하지만 판매되고 있고 연구.개발을 통해 향후 몇년간 혁신적인 제품들이 잇따라 나올 전망이다.

가장 먼저 나온 개량형 백열등은 필립스 라이트닝의 ’할로게나 에너지 세이버스’로 가격이 개당 5달러 이상이어서 25센트에도 살 수 있는 기존 백열등에 비해 비싸다. 그러나 이 백열등은 70와트짜리가 기존의 100와트짜리 백열등과 같은 밝기를 낼 수 있어 30% 이상 전력 효율이 좋고 3배 정도 수명이 길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이 백열등은 기존 백열등보다 전력을 75% 덜 쓰는 절전형 형광등(CFL)에 비해서는 효율성이 높지는 않지만 형광등 불빛을 싫어하거나 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백열등을 독점 판매하는 홈디포 관계자는 이 백열등이 두자릿 수의 판매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열등을 새롭게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연구자들은 형광등과 같은 수준의 백열등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고, 현재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디포지션 사이언스사의 경우 백열등에 사용되는 에너지 중 일부만 빛을 발산하는데 쓰이고 나머지가 열로 배출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특수 코팅 기술로 열을 빛으로 전환시키는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 또 제너럴일렉트릭이나 오스람 실바니아 등도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전구시장을 연구하는 에코스 컨설팅의 크리스 칼웰씨는 백열등이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있었다면서 지난 3년간 백열등의 혁신이 지난 20년간 보다 더 많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