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인해 고용이 불안해지면서 홈쇼핑 방송에 프랜차이즈 가맹점 모집 등 ‘창업’ 관련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 같은 무형 상품을 홈쇼핑 방송에 편성하는 것은 자살행위에 가깝다는 인식이 있었다. 창업 실패에 대한 위험을 홈쇼핑사가 떠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예상 외 좋은 반응을 보여 관련 상품을 신규 혹은 강화해 편성하는 추세다. 홈쇼핑사들은 보험 이후 창업 상품이 또 하나의 먹거리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CJ오쇼핑(대표 이해선)은 7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창업 서비스’ 상품을 방송하기 시작해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불황기 소자본으로 재택 창업이 가능한 ‘공부방 창업 상품’을 시험 편성한 후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다. 이에 따라 12월에 다시 관련 프로그램이 편성됐고, 올 들어 1월과 4월 두 차례 더 방송됐다. 방송으로 250명이 창업에 성공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 롯데 등 후발 홈쇼핑사들도 시장 반응을 살펴보고 있으며, 이후 창업 상품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모집회사는 노출을 확대할 수 있고, 홈쇼핑사들은 새로운 무형상품 발굴을 통한 수익원 창출이라는 계산이 맞아 떨어졌다.
홈쇼핑에서 방송되는 창업 상품들은 △집에서 재택 창업 가능 △가맹비 및 교육 훈련비 무료나 1000만원 미만 적은 비용 등이 특징이다. CJ오쇼핑은 공부방 책상 등 무료 시설 지원, 가맹비 할인 등 추가혜택을 내걸고 있다. 경쟁사들도 아직 편성될 상품을 확정하지 않고 있지만, 오프라인보다는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창업 상품 편성을 먼저 시작한 CJ오쇼핑은 이어 공부방 상품을 편성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부터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 창업 방송도 시작했다. 첫 방송에서만 무려 1850건의 상담 신청이 접수됐다. 이 수치는 이전 네 차례의 방송 중 접수된 상담 전화수의 총합을 넘어선 것이다.
김관용 상품기획 3팀 MD는 “불황기 창업을 생각하는 고객들이 생각 외로 많은 편”이라며 “오프라인 창업 설명회를 접하기 힘들었던 지방 고객들의 호응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