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오름세를 보였던 반도체 가격이 하반기 들어 떨어지고 있어 업계의 원가 절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9일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상반기 낸드 플래시 주력 제품인 16Gb(기가비트) 2Gx8 MLC 고정거래 가격은 4달러로 한달 전 4.06 달러에 비해 1.48%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1.65달러까지 떨어졌던 낸드플래시 가격은 올 5월 초 4.30달러까지 회복됐지만, 6월부터 줄곧 하락세를 보이면서 4달러 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D램 주력 제품인 1Gb 128Mx8 667MHz DDR2의 가격도 8일 기준으로 지난달 초와 같은 1.16 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멈췄다.
낸드 플래시 가격은 대형 업체들이 공급을 다시 늘리면서 가격이 내려가는 양상이고, D램 제품은 PC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가격 오름세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가격이 당분간 상반기 때처럼 오르기는 어렵다고 보고 본격적인 원가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미세 공정에서 앞서 있는 국내 업체들이 엘피다와 마이크론, 대만 업체들보다는 유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0나노급(1나노=10억분의 1m) 낸드 플래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성전자는 3분기부터 30나노급 미세 공정을 적용한 제품을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또 D램도 50나노에서 40나노급으로 전환할 계획이어서 가격이 급속도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원가 절감을 통한 경쟁력에서 외국 경쟁사들을 앞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DDR2 D램보다 속도가 배 이상 빠른 DDR3 D램의 가격이 아직 오름세인 점도 국내 업체들에는 호재다.
DDR3 제품은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엘피다 정도만 생산능력을 갖췄고, 50나노급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만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20~30% 비중으로 생산하고 있는 DDR3를 하반기에는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또 올해 안에 40나노급 2기가 DDR3 제품 개발을 마치고 양산도 시작할 예정이다.
DDR3 D램은 8일 기준으로 지난달 하순보다 4.8% 오른 1.31달러에 고정거래가가 형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는 성수기여서 수요 면에서 2분기보다는 좋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여전히 경기가 불확실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가격이 지금 수준에서 머문다면 원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