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 핵심 소재인 광학필름 시장에서 LG전자·LG화학 등 ‘LG가’의 위상이 한층 강해지고 있다. 전세계 LCD 패널 시장 선두 그룹인 LG디스플레이가 핵심 부품·소재의 내재화를 강력히 추진하면서 수혜를 얻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제일모직·삼성정밀화학 등 계열사보다 신화인터텍·미래나노텍 등 국내 광학필름 전문업체들로부터 구매하는 비중이 높은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12일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LCD 프리즘시트 시장에서 LG전자는 면적 기준 17.9%로 1위를 차지했다. LG화학은 2.6%의 점유율로 양사를 합치면 세계 시장 점유율 20%를 넘어섰다. 2위인 미국 3M은 17.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전자는 37인치 이상 대형 LCD TV용 프리즘시트 시장에서는 무려 3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32인치 이하 중소형 LCD TV용 프리즘시트의 경우 LG전자와 LG화학이 각각 17%와 22%의 점유율로, 두 회사를 합해 역시 39%에 달했다.
이처럼 LG전자와 LG화학이 프리즘시트 시장에서 선두를 달릴 수 있는 것은 관계사인 LG디스플레이의 내재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분기 LG디스플레이는 모니터용 전체 프리즘시트 조달 물량 가운데 무려 59%를 LG전자로부터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분기 처음 모니터용 프리즘시트를 공급한 LG화학에서도 전체의 16%나 조달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기간 32인치 이하 중소형 LCD TV용 프리즘시트도 LG전자와 LG화학으로부터 각각 전체의 29%, 35%씩을 구매했다. 37인치 이상 대형 LCD TV용 프리즘시트의 경우 LG전자와 LG화학을 합치면 LG디스플레이 점유율이 49%에 달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노트북PC용 LCD 프리즘시트만 제일모직과 삼성정밀화학에서 각각 20%, 14%씩 두자릿수 비중으로 조달했을 뿐, 나머지 주요 제품들에서는 이들 양사 구매 비중이 극히 미미하다. 구매 금액이 많은 모니터·TV용 프리즘시트의 경우 신화인터텍·미래나노텍 등 국내 전문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게는 80%대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LCD 광학필름쪽에서는 LG와 삼성의 구매(내재화) 전략에 확연한 차이가 있는 셈이다.
한편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2분기 대형 LCD 패널의 광학 필름 수요량은 빠른 시황 회복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22% 상승한 5600㎡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친환경·저전력 요구가 거세지면서 백라이트유닛(BLU)의 광원인 냉음극형광램프(CCFL)을 줄이는 대신, 휘도 향상을 위해 광학 필름 수요는 더 늘어나는 추세다. 디스플레이서치는 “광학필름 수요는 늘어나지만 패널 업체들의 단가 인하 압박이 더욱 강해지면서 매출과 이익 모두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