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3개국을 순방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오후(현지시각) 7박8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이번 순방에서 이 대통령이 거둔 가장 큰 성과로는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마무리한 게 꼽힌다.
이 대통령은 이날 프레데리크 라인펠트 스웨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EU FTA 협상 타결 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는 사실상의 FTA 타결 선언으로 봐도 된다고 통상교섭본부는 설명했다.
유럽 순방은 당초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린 G8(선진8개국) 확대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계획한 것이었으나 실제 순방 기간 이 대통령은 한ㆍEU FTA 협상의 최종 합의 도출에 더 주력했다.
특히 순방 대상 3개국의 방문 순서를 폴란드, 이탈리아, 스웨덴으로 잡은 것은 FTA에 부정적이었던 폴란드와 이탈리아 정상을 직접 설득한 뒤 EU 의장국인 스웨덴에서 협상 종결을 선언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G8 확대정상회의 기간이던 지난 10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한ㆍEU FTA 타결 필요성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에는 첫 순방국인 폴란드에서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ㆍEU FTA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얻어냈다.
이 대통령은 G8 확대정상회의 기간에도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도 이날 방송된 라디오ㆍ인터넷 연설에서 “이번 라퀼라 정상회의에서 우리의 의견이 중요시되고 우리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면서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주최국 초청을 받아 참석한 이 대통령은 기후변화 세션(MEF)에서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그룹’을 제안했고, 공동의장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를 즉석에서 채택했다.
또 무역세션에서는 첫번째 선도발언자로 나서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오는 1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세계무역기구) 정례각료회의를 계기로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은 G8 확대정상회의에서 한국이 참여하지 않는 ‘G8 + G5 공동선언문’에 반영됐으며, 오는 9월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 이전에 통상장관들이 먼저 만나 더 실효성있는 방안을 도출하자는 합의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숙소인 스톡홀롬 그랜드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무역세션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보호무역주의 배제를 한국이 지속적으로 주창한다는 점을 세계가 인식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G8 확대정상회의 기간 우리나라가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분야의 선도 국가로 선정됐고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크게 주목받기도 했다. 이탈리아 방문 기간인 9일 우리 국가 원수로는 세번째로 바티칸 교황청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예방한 점과 폴란드와 에너지 및 방위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키로 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