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2.0 TV빅뱅, 거실이 진화한다] (3부-3) 글로벌 콘텐츠 시장 동향

  얼마 전 미국 아르모자(Armoza)의 코미디 드라마 포맷 ‘코미디언 앳 워크(Comedians at Work)’이 프랑스에 진출했다. 프랑스에선 프라임 타임 대 관련 프로그램이 편성됐다. 미국에서도 대히트한 이 프로그램은 코미디 배우 두 명이 ‘일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각본도 없이 코미디를 진행하는’ 독특한 포맷으로 이뤄졌지만 프랑스 진출은 뜻밖이었다.

개그 프로그램이야말로 해외 수출이 가장 힘든 전형적인 내수 기반 콘텐츠라고 평가되고 있기 때문. 그러나 미국 아르모자는 해외 수출을 위해 국가별 ‘특수성’이 담긴 콘텐츠를 걷어내고 ‘인류 보편적’인 유니버설한 내용을 프로그램에 담고 여기에 산업화를 위해 다른 나라 콘텐츠의 장점을 흡수한 것이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소니엔터테인먼트 텔레비전 아시아는 미국의 케이블TV 방송 브라보의 리얼리티 시리즈 ‘뉴욕의 진짜 주부들(The Real Housewives of New York City)’를 지난달부터 아시아 지역에서 방송하기 시작했디. 뉴욕의 상류 주부을 그린 이 시리즈는 뉴욕 오렌지 카운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뉴욕시의 생활이지만 이들의 삶은 100% 뉴욕적이진 않다. 세계 인종의 집합소로 불리는 뉴욕의 별칭답게 이들이 사는 공간은 ‘국적성’이 배제된 다소 모호하게 전개된다.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글로벌 콘텐츠 시장은 플랫폼 간 소통이 한창이다. 소통이라는 문제 의식은 콘텐츠 분야에도 깊게 배어 있다. ‘크로스 미디어’라고 부를 수 있는 이 작업은 해외에선 ‘TV로 소통화라’는 큰 화두를 타고 급속히 번지고 있다. 드라마, 영화, 만화 등 각 콘텐츠가 가진 특수성은 점차 무뎌지고 산업화를 위한 공통점, 즉 성공을 위한 공통 코드만이 살아남는다. 특히, TV산업에선 크로스 미디어를 이용한 ‘소통’은 ‘디지털’에 이은 중요 팩트로 등장하고 있다. 실제, TV산업에서의 소통이 콘텐츠 부문에서 먼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여러 사례에서 확인되고 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웹TV 등을 통해 인터넷과의 소통에 나서는 등 콘텐츠도 서로 간의 장점을 흡수하며 변해가고 있다. 틀이 바뀌면 내용도 그에 따라 당연히 변해야 한다. 이와 관련 크로스 미디어를 이용한 새로운 드라마, 영화 포맷 만들기는 이미 콘텐츠 분야에선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하드웨어적인 TV가 인터넷에 익숙한 소비자(혹은 시청자)를 위해 외피를 바꿔가고 있다면 콘텐츠는 크로스 미디어라는 토대 변화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관객과의 만남을 위해 내피를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소통하는 TV’라는 대전제는 모두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