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자기관 순익 급감…배당금 곤두박질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정부 출자기관의 당기순이익이 8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가 흑자 발생 출자기관에 대해서도 배당을 유보하는 결정을 내리는 등 긴축경영에 나서면서 배당세입 역시 크게 감소했다.

◇당기순익 6조8천억 감소…한전 4조6천억 줄어=15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정부가 자본금을 투입한 정부출자회사 35곳 중 일반회계 세입대상 27개 기관의 당기순이익은 2007년 7조6천641억 원에서 2008년 8천880억 원으로 88.4%인 6조7천761억 원이나 줄었다.

이는 경기침체로 이들 기관의 전반적인 영업실적이 악화된데다 공공요금 억제 등 정책적 요인이 덧붙여져 대규모 손실요인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전력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2007년 1조5천568억 원에서 2008년 -2조9천525억 원으로 무려 4조5천903억 원이나 감소했다.

산업은행도 흑자가 2조476억 원에서 3천503억 원으로 1조6천973억 원 줄었고, 기업은행이 4천9억 원(1조1천679억 원→7천670억 원), 주택공사가 2천956억 원(5천601억 원→2천645억 원), 수출입은행이 903억 원(1천843억 원→940억 원)이 감소했다.

주택금융공사는 2007년 99억 원 흑자에서 지난해 2천598억 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

반면 토지공사는 흑자가 9천692억 원에서 1조1천642억 원으로 오히려 1천950억 원 늘어났고, 농어촌공사가 257억 원(113억 원→370억 원), 도로공사가 84억 원(538억 원→622억 원)이 늘었다.

◇정부 배당세입 작년 3분의 1로 급감=정부의 출자기관에 대한 배당세입도 2008년(2007년 당기순이익에 대한 배당) 9천378억 원에서 2009년 3천435억 원으로 63.4% 감소했다. 3천360억 원의 출자수입을 올렸던 2005년으로 뒷걸음질쳤다고 볼 수 있다.

당초 정부는 올해 예산을 짜면서 출자기관에서 6천696억 원의 배당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절반 수준밖에 달성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한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2008년 배당을 실시했던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캠코, 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 4곳에 대한 배당을 전면 유보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금융위기 발생 이후 이들 금융기관에 자본금 확충을 위해 무려 5조6천억 원을 투입한 상황에서 배당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전년도 산업은행에서 2천709억 원, 기업은행에서 1천344억 원, 수출입은행에서 148억 원, 캠코에서 62억 원의 배당수익을 올렸다.

또 한국전력(1천16억 원→0원), 주택공사(1천187억 원→467억 원), 가스공사(291억 원→243억 원), 수자원공사(235억 원→219억 원)에서도 배당수입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납입자본금 대비 배당금 비율인 배당률은 2008년 9.0%에서 2009년 5.3%로,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인 배당성향은 18.0%에서 16.0%로 각각 낮아졌다.

국회 기획재정위 김광묵 전문위원은 “배당세입이 감소한 것은 출자기관들이 이익잉여금을 과다하게 사내유보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공기업의 이익준비금 적립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최저배당율이나 최저배당성향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공기업은 투자소요 발생시 국민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리 이익잉여금을 적립해둘 필요가 있다”며 “배당률이 낮다고 사내유보가 많아진다고 보긴 어렵지만 사내유보 현황 등을 점검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