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이 그룹관계사의 비용 절감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그룹 관계사들이 MRO 도입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를 경험하면서 다른 제품의 부자재로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5일 LG그룹 계열 MRO 전문업체인 서브원(대표 김태오)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LG전자 MC사업본부의 휴대폰 매뉴얼과 박스 포장재 등 부자재에 대해 MRO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평택공장을 비롯한 인도·중국·브라질에서 생산되는 LG전자 휴대폰 부자재를 모두 구매대행하고 있다. 휴대폰 부자재 거래 규모는 월 평균 65억원으로 연간 매출액은 78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올해 서브원이 달성할 MRO 매출 목표액의 5% 수준이다. 하지만 LG전자 휴대폰이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고 올해 휴대폰 생산량이 10% 이상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MRO 부자재 거래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 회사 김명득 전무는 “구매비용 절감 및 배송기일 단축,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고객사로부터 MRO의 효율성을 인정받았다”며 “LG전자 MC사업본부도 휴대폰 부자재 통합구매를 통해 상당부분의 비용절감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실제 LG전자 MC사업부는 휴대폰 부자재의 MRO 도입으로 시행 전보다 20% 이상의 구매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휴대폰 가격 경쟁력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1, 2차 협력업체들이 개별구매하던 부자재를 서브원을 통해 통합구매하면서 고객사의 원가절감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 관계자도 “그동안 다수의 협력업체를 통해 이뤄졌던 부자재 등 소모품이 MRO를 도입하면서 올해 비용절감에 따른 영업이익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브원은 통합구매 프로세스를 통해 일반 구매 금액보다 20%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또한 공급한 물품에 대한 고객만족을 높이기 위해 현장 전담 인력을 배치, 철저한 AS프로세스를 구축했다.
김 전무는 “서브원은 5000평 규모의 허브센터와 전국단위 5개 물류센터 등을 통해 고객사에 구매비용 및 물류 경쟁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연내 LG전자 에어컨, 디지털TV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제품의 부자재도 취급하기 위해 모든 세팅을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가 올해 추진하고 있는 ‘3조원 비용절감 프로젝트’는 구매비용에서 1조원을, 회사 모든 부문에서 2조원의 경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