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티맥스소프트의 윈도 상표 분쟁이 현실화했다. 그러나 업계는 티맥스가 법정 분쟁에서 진다 해도 상표권 분쟁인 만큼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금액이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했다. 분쟁 과정에서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티맥스로서는 ‘밑지지 않는 장사’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분쟁 상황은=한국MS(대표 김 제임스 우)는 자사의 OS ‘윈도우즈’와 유사한 ‘윈도’ 상표 사용을 중지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 증명을 티맥스소프트에 보냈다고 15일 밝혔다. 같은 제품에 유사 이름을 쓰는 것은 명백한 상표권 침해라는 것이다. 사용 중지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정 대응도 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MS의 방침이다.
티맥스는 ‘윈도’는 일반 명사일 뿐이라는 논리로 맞섰다. 티맥스 측은 “윈도는 MS의 OS 제품이 출시되기 전부터 ‘디스플레이 화면상의 한 부분에 지정된 영역’이라는 의미로 사용돼 왔다”며 “티맥스는 이미 여러 나라에 등록된 고유상표로, 고유상표 티맥스와 일반명사 윈도를 조합하는 것은 업계의 관례”라고 반박했다. 양사가 이처럼 첨예한 견해차를 보이면서 법정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티맥스는 손해볼 것 없는 싸움?=업계는 지난 7일 티맥스의 시제품 공개 전에도 이러한 분쟁을 이미 예견했다. 티맥스윈도라는 상표가 받아들여지면 세계적으로 윈도 이름을 붙인 제2, 제3의 제품이 쏟아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거대 공룡인 MS와의 예견된 분쟁에도 불구하고, 윈도 상표를 고집한 것은 분쟁이 어떤 결론으로 이르더라도 티맥스가 손해볼 것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MS와의 분쟁 자체가 글로벌 시장에 티맥스 윈도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게다가 법정싸움에서 티맥스소프트가 패소하더라도 손해배상액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티맥스 윈도 매출에 따라 금액이 책정되기 때문이다. 티맥스는 아직 제품을 출시하지 않아 매출이 없다. 판매한 뒤라도 일반적으로 손해배상은 이익에 국한된다.
정영선 변호사는 “티맥스소프트의 OS 판매로 인한 이득이나 제품판매 개수와 MS의 OS 개당 판매 이익의 곱, 또는 업계 통상적인 로열티로 손해배상액을 추정하게 될 것”이라며 “상표 분쟁에서 거액의 손해배상액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허병근 티맥스소프트 상무는 “MS가 무리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