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라벨링제 취지는 OK, 실효성은 글쎄

친환경 상품을 보급하고 제품 생산기업들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촉진하려고 도입된 ’탄소성적표지(탄소라벨링)’ 제도가 초기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탄소성적표지 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탄소라벨이 부여된 경우는 16개 업체의 37개 제품에 불과하다. 탄소성적표지 제도는 상품 생산과정이나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고 저감 노력을 한 제품에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것으로 영국, 미국 등 6개국에 이어 지난 2월 국내에서도 도입했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나도록 홍보가 부족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데다 참여 기업은 물론 소비자에게도 인센티브가 없어 제도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생산업체들은 취지는 공감하지만 비용부담과 인센티브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마크인증 신청을 미루고 있으며, 이미 인증받은 업체들도 인센티브나 기대효과가 미흡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취지는 좋은데 라벨을 받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선뜻 내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실효성이 논란을 빚자 환경산업기술원은 뒤늦게 홍보를 강화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우선 영국 정부와 공동으로 올해까지 총 300개 기업에 홍보교육을 하고, 내년부터 이들 업체가 탄소성적표지 신청할 경우 비용을 반으로 줄여줄 계획이다. 또 생산자는 물론 탄소라벨 제품을 사는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 등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하기 위해 용역을 의뢰했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할 방침이다.

탄소라벨링은 제품의 이산화탄소 환산량과 향후 저감 실천계획을 환경산업기술원에 접수한 뒤, 서류 및 현장심사와 전문위원 심의 등을 거쳐 공인받게 되며 접수비와 인증심사비 등을 합쳐 총 500만원의 비용이 든다.

환경산업기술원 관계자는 “제도 시행 초기라 관심에 비해 실질적인 참여가 적지만 앞으로 많은 기업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