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폴크스바겐이라는 브랜드는 연비 좋은 중저가 브랜드라는 인식이 많다. 실제로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연비로 폴크스바겐은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베스트셀링 모델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폴크스바겐의 최고급 대형 세단 페이톤을 접하게 되면 그동안 가졌던 생각들이 확 달라진다. 기존 대형 세단에 익숙해진 소비자에게 페이톤은 명차다운 고급스러움과 중후한 매력을 선사한다. 특히 페이톤이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전용 투명유리공장에서 축적된 기술과 장인들의 세심한 손길로 탄생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하루 생산량이 총 30대를 넘지 않는 ‘명차’라고도 할 수 있다. 오피니언 리더를 겨냥해 클래식에 기초한 중후한 이미지를 부여하는 데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페이톤의 품격은 남달랐다. 폴크스바겐 그룹의 벤틀리나 부가티 등 최고급 차량 개발로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가 그대로 묻어난다.
내부는 최고급 소재만을 사용, 장인들의 손길이 느껴지는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극소수의 럭셔리 모델에서만 적용되는 4존 클리마트로닉은 앞좌석뿐 아니라 두 개의 뒷좌석에서도 개별적으로 실내온도를 조정할 수 있다. 외풍 없이 간접적으로 공기를 순환시켜 쾌적한 실내를 유지시켜 준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절제되고 깔끔한 디자인과 내부 장치는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에게 가장 편안하고 쾌적한 최적의 공간으로 꾸며졌다.
안정된 주행 역시 럭셔리 세단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4륜 구동 시스템 4모션은 상황에 따라 네 개의 바퀴에 동력을 분배해 후륜구동이나 전륜구동형 자동차에 비해서 월등한 접지력을 발휘한다. 또 노면 상태와 운전자의 운전 방법에 따라 최적의 상태를 스스로 설정하는 페이톤의 에어 서스펜션은 우수한 고속 안정성과 함께 공기저항의 감소로 인한 경제성 향상 효과도 선사한다. 방향전환이나 유턴할 때의 안정감은 탁월하다. 차량 기울어짐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기능을 갖춰 180도 순간 회전에도 지면과 평행을 유지하는 듯했다.
다채로운 주행 안전 시스템의 덕택으로, 페이톤은 장거리 운전에도 피곤하지 않다. 오히려 안락한 휴식 공간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놀라운 사실은 페이톤이 디젤 엔진이라는 것. 누군가 얘기해주지 않으면 디젤엔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편안한 승차감이다.
그렇다고 마냥 부드러운 것만은 아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6.9초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다이내믹한 면모도 지니고 있다. 페이톤 V8 4.2 LWB는 3500vpm에서 최대 토크 43.85㎏.m를 기록하며 최고 속도는 시속 250㎞(속도제한)에 이른다.
친환경성은 어떨까. 페이톤 V6 3.0 TDI는 폴크스바겐의 혁신적인 친환경 기술을 적용해 이산화탄소와 분진의 배출량을 현격히 감소시켜 엄격한 유로5 기준을 만족시킨다.
페이톤 V6 3.0 TDI의 국내 판매 가격은 부가세 포함 8990만원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