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은 농사만 잘 지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까막눈 아부지’가 있다. 여기에 가난했지만 공부가 너무나 하고 싶은 아들이 있다. 결국 아버지는 아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집안 재산목록 1호인 소를 판다. 이번 주 개봉작인 영화 ‘아부지(배해성 감독, 전무송·박철민 주연)’는 자식을 위해서 결국 모든 것을 헌신하고 마는 이 땅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영화다.
중학교 진학을 앞둔 기수(조문국)는 전교 1등 책벌레로 통한다. 그러나 기수 아버지(전무송)는 농사꾼은 농사만 잘 지으면 된다며 한글을 깨우쳤으면 됐지 무슨 공부냐고 노발대발이다. 기수는 그런 아버지 때문에 속상하다. 그즈음 학교에서는 기수의 담임선생(박철민)이 아이들과 함께 연극을 준비한다. 어느날 아들이 방과 후에도 일하러 오지 않자 기수 아버지는 학교에 들이닥쳐 한창 바쁜 농사철에 무슨 연극이냐며 막무가내로 아들을 데려간다.
상반기에 대한민국을 놀라게 한 영화 ‘워낭소리’는 극장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을 만들어냈다. 바로 10대부터 6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객석을 메웠기 때문이었다. 영화 ‘아부지’는 바로 4060세대를 위한 영화다. 꼭 한 번 돌아가고 싶은 어린 시절 추억의 이야기가 있고, 살아생전의 부모님 모습이 그리울 중장년층에게 영화 ‘아부지’는 깊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공감을 자아낸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