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배가 아프면서 설사를 하는 일이 종종 있다. 요즘은 ‘장염(腸炎)’이라고 흔히 이야기하는 것 같다. 튼튼한 아이가 잠시 안 좋은 음식을 먹었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속이 부대껴서 설사를 하루 정도하고 곧 회복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속에 들어온 안 좋은 것을 적극적으로 내보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가 수시로 설사를 하고 배가 아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평소에 그런 아이라면 정확한 진맥을 통해서 원인을 찾아 소화기관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개선해야 한다. 대개는 속이 냉하고 기운이 약한 아이들이 많고, 간혹은 위장의 습열(濕熱) 때문에 평소 과식하면서 설사와 복통을 호소하는 아이도 있다. 전자는 속을 따뜻하게 하고 기운을 도와주어야 하고, 후자는 위장의 습열을 없애주면서도 위장을 도와 정상적인 온기(溫氣)가 살아나도록 해주어야 한다.
급작스레 설사 복통이 시작된 아이라면, 한의원에 내원해 간단한 한방엑기스제나 잠깐 먹을 탕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대개 하루이틀 안에 정상적인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
약간의 열을 동반하고 복통이 오는 때에는 집에서 일단 검지와 엄지의 손가락 끝을 따주어 볼 수 있다. 물론 소독이 잘된 상태로 따야 한다. 따주고 난 뒤 30분이 지나도 열과 복통이 계속된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다른 증상 없이 배가 아픈 경우는 배를 따뜻하게만 해주어도 풀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도 알아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