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Innovation Leader-정순정 산업은행 IT센터장

 민영화로 최대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는 산업은행. 그런만큼 IT전략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최고정보책임자(CIO)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산업은행은 지난 2월 설립 이래 55년 만에 최초로 내부 IT인력을 CIO에 발탁했다. 그 CIO가 바로 산업은행에서 25년간 IT업무를 담당한 정순정 IT센터장이다.

 정 센터장은 “민영화에 따라 그룹내 IT 통합 및 시너지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며 “단계적 접근으로 과제를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1단계로 2009년까지 지주회사 IT 통합운용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어 2단계로 2012년까지 통합 기반 조성 및 인프라를 확충할 방침이다. 궁극적으로는 IT센터를 수익센터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산업은행은 현재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IT 통합운용 전략 수립’에 관한 컨설팅을 AT커니로부터 받고 있다. 컨설팅이 완료되면 지주 전환에 따른 IT전략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안들은 산은금융지주 IT자회사 신설, 통합데이터센터 운용, 산업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 등이다. 향후 이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거쳐 추진계획이 마련될 전망이다.

 만약 산은금융지주 IT자회사가 신설되게 되면 국내에서는 우리·국민·신한·하나금융지주에 이어 다섯 번째 금융지주 IT자회사가 된다. 은행권 IT자회사로는 일곱 번째다. 현재 IT자회사 인력 규모는 4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존 IT자회사와 동일하게 산업은행을 비롯해 산은캐피탈·산은자산운용·대우증권 등의 계열사 시스템 운용 등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데이터센터에 대해서도 고민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산업은행·산은캐피탈·산은자산운용 등의 주전산시스템은 산은캐피탈 본사 건물에 있다. 그러나 계열사인 대우증권 데이터센터는 과천에 있다. 현재 데이터센터를 통합하는 방안의 타당성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통합데이터센터 구축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내년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12년에 완료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정 센터장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현재 진행 중인 컨설팅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이를 기반으로 내부 논의를 거쳐 최종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 센터장은 차기 신시스템 구축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은행권 중 가장 이른 지난 2001년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한 산업은행은 오는 2011년이면 시스템 가동 만 10년을 맞게 된다. 보통 시스템 사용 연수가 10년이면 상당 부문 노후화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몇 년 사이 IT가 급속도로 발전돼 최근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하는 은행과의 IT 경쟁력도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 센터장은 “올해 IT센터의 첫 번째 사업목표는 민영화와 지주회사 전환에 선제적인 대응을 한다는 것이지만 두 번째 사업목표는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사로 발전하기 위한 IT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진행 중인 컨설팅에 신시스템 구축 방안도 포함돼 있다. 그렇다고 해서 컨설팅 결과가 나온다고 바로 신시스템 구축에 착수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 경기 상황과 내부 논의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정 센터장은 신시스템 구축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고민이지만, 하게 된다면 이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도 큰 고민이다. 과거처럼 빅뱅 방식으로 또다시 신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따라서 일부 시스템은 업그레이드하고 일부 시스템만 재구축을 추진하는 단계적 방안도 고민 중이다. 정 센터장은 “산업은행은 과거 빅뱅 방식으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당시 빅뱅 방식 선택은 불가피했지만 부담스러웠다”고 설명했다. 현재 구축 방식 고민도 컨설팅 범위에 포함돼 있다.

 오는 9월 출범하게 될 산은금융지주사와 한국정책금융공사(KPBC)의 IT 인프라 마련도 정 센터장이 올해 신경써야 할 과제다. 향후 지주사와 KPBC가 본격 출범하게 되면 자체 IT조직에서 IT부문을 관리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산업은행이 IT 인프라 구축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인프라 구축까지는 산업은행이 상당 부문 관여하고 있다. 산은지주사와 KPBC는 출범 예정인 9월 이전까지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 홈페이지, 그룹웨어시스템, 영업지원시스템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산업은행은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시스템 구축, 위험조정성과평가(RAPM)시스템, 자금세탁방지(AML)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것도 올해 주요 사업이다.

 사업연속성계획(BCP) 수립, 업무 지원 프로세스 통합 및 자동화, 시스템 표준화, 컴포넌트화 확대, 정보보호 강화, 운영 비용 합리화 등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IT 아웃소싱에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재계약을 추진하면서 향후 발생될 변화를 모두 계약에 포함시킨 바 있다.

 정 센터장은 “올해 IT 예산은 민영화 예산을 제외하고 자본예산 454억원, 일반예산 272억원으로 총 726억원”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경영 의사결정을 위한 각종 정보의 신속한 제공과 연계상품 개발 및 교차판매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정 산업은행 IT센터장은

1955년 부산 출생으로 경희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한국산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전산부, 종합기획부, 정보시스템부에서 근무했다. 지난 1999년에는 당시 진행한 신정보시스템 개발 프로젝트 총괄팀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정보시스템부 정보화전략팀장과 IT기획팀장, 코어뱅킹전산실장을 거쳐 올해 2월 CIO인 IT센터장으로 선임됐다.

 신혜권기자 hk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