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는 중국 현지에 7세대 이상 대형 LCD 라인을 구축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그러나 현행 법 규제 등으로 현실화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부사장(CFO)은 이날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중국 진출을 진지하게 고려해보지 않은 패널 업체가 있겠느냐”면서 중국 팹 진출 의사를 비쳤다. 정호영 부사장은 “다만 지금 검토해도 당장 국내 법 규제(산업기술유출방지법)가 있는데다 (실제로 공장을 지으려면) 2년 이상 걸리는 장기적 과제”라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또 LCD 패널 시황을 좌우하는 IT·TV 경기 회복세가 3분기에도 뚜렷하게 이어질 것으로 낙관했다. 최근 8세대 LCD 라인의 대규모 증설 투자를 선언했지만, 내년도 시장 전반에 미칠 공급 과잉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부사장은 “IT와 TV 시장의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다”면서 “3분기에도 패널 출하량과 가격 모두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현재 공급부족 사태를 겪는 LCD 유리기판 수급 상황은 한국 패널 업체들보다 대만 업체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대만 패널 업체들이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 8월 이후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시장 전반의 이슈지만 패널 업체마다 온도 차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다음달부터 에지형과 직하형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BLU) TV용 패널을 양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의 시장 경쟁에 본격 돌입하겠다는 선언이다. 정 부사장은 “LED BLU TV가 점차 확산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관건은 원가 낮추기”라며 “시장 초기부터 원가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8세대 LCD 라인의 대규모 증설 투자와 관련, LG디스플레이는 내년 LCD 패널 시장에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당장 내년에 증설 라인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투입 원판 기준 월 6만장 수준에서 조절하기로 했다. 정 부사장은 “내년 출하 물량은 올해보다 20% 정도 늘어나지만 8세대 신규 증설 라인으로 인한 증가 효과는 이중 5%가량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 회사는 이날 지난 2분기 매출 4조8905억원에 영업이익 2176억원을 각각 기록,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도 증권가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흑자 반전했다.
서한·이동인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