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적인 경제전망을 내놔 ‘닥터 둠(Dr.Doom)’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미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지났고 올해 말까지는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루비니 교수는 16일 뉴욕에서 열린 한 투자회의에서 “경제의 자유낙하 상황은 멈췄고 경기가 여전히 위축되고 있지만, 속도는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러나 2차 경기부양책이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제성장을 지원하려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약 2천억∼2천500억달러 규모의 2차 부양책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위기의 최악상황은 지났지만, 아직도 노동시장과 주택, 산업생산에서는 상당한 취약성이 남아있다”면서 “경기부양책을 계속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단 세계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중국과 인도, 브라질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칠레와 우루과이, 콜롬비아, 페루도 성장성을 갖춘 나라로 평가했다.
루비니 교수는 최근까지도 유가와 금리의 상승이 경기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면서 경기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는 등 비관적인 입장을 유지했었다.
그러나 루비니 교수는 이날 증시 마감 후 내놓은 성명에서 자신이 올해 경기침체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는 발언의 전후 맥락을 무시하고 일부만 발췌한 것이라면서 자신의 견해는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나는 경기침체가 24개월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현재 경기침체는 1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침체가 연말까지 끝난다면 이는 24개월간 지속되는 것이며 회복은 2010년에야 시작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금융시장에서는 그동안 경기침체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유지했던 루비니 교수가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을 내놓자 신속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유가와 주가가 상승하는 등 그의 발언 한마디에 시장이 출렁거렸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5.61포인트(1.11%) 오른 8,711.82에 마감해 4일째 상승했고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전날보다 48센트(0.8%) 오른 배럴당 62.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상승하면서 달러화는 약세였고 엔화가 상승했다. 유로에 대한 달러 환율은 1.4147달러로 전날보다 0.3% 상승(달러가치 하락)했고 엔-달러는 93.80엔으로 0.5% 떨어졌다.
CIT그룹 파산 가능성으로 인해 국채 가격은 이번주 들어 처음으로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58%로 전날 3.62%보다 0.04%포인트 떨어졌고 30년 만기도 4.50%에서 4.45%로 하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