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업계가 하반기 불황 탈출을 예고하는 희망포를 쏘아올렸다.
인텔에 이어 구글·IBM이 월가의 예상을 상회하는 2분기 실적을 줄줄이 발표하면서 미 증시가 급등했다. 국내 IT 업계에도 미국발 훈풍으로 인한 반사 이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휴대폰 업계는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했으나 올해 전체 모바일 기기 시장은 바닥을 쳤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지난주 ‘검색 황제’ 구글은 2분기 순익이 지난해보다 18% 증가한 14억8000만달러(주당 4.66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한 순익 14억달러 미만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외신은 불황 속에 기업들이 구글의 검색 광고를 비용 대비 효과가 매우 높은 광고 매체로 주목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구글의 매출 상승률은 전년 대비 2.9%로 전분기 6% 상승률이나 전년동기 39%와 비교할 때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IBM 역시 2분기 순익이 일년 전보다 12% 늘어난 31억달러를 기록했다. 주당 이익은 월가 예측치인 2.02달러보다 무려 18% 상승한 2.32달러로 집계됐다. IBM은 이러한 실적에 힘입어 올해 수익 목표를 당초 9.20달러에서 9.7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휴대폰 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의 2분기 순이익은 3억8000만유로(5억37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66%나 급락했다. 매출도 일년 전보다 25% 떨어진 99억유로를 올리는데 그쳤다. 소니에릭슨도 전세계적인 판매량 감소로 2분기 2억1300만유로(3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600만유로 순이익을 기록한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다만 업계는 하반기 전반적인 시장 상황은 개선될 것이라는 예측을 제기했다. 올리 페카 칼라수보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휴대폰 시장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지만 전체 시장의 상황이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휴대폰 출하량도 전년과 유사하거나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노키아의 부진함으로 림(RIM)·애플 등의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의 하반기 약진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소니에릭슨은 2분기 시장 점유율은 5%로 전분기 5.9%와 비교해 1% 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또 1위 업체인 노키아도 시장 점유율 38%로 정체됐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20%, LG전자는 10%대로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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