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IT는 IT를 이용해 친환경 경영을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이 그린IT를 실천할 수 있는 핵심 전략으로 서버 가상화 등을 이용한 시스템 전력소모량 절감을 꼽는다. 또 최근에는 전자문서화를 통한 페이퍼리스(paperless) 활동과 영상회의 도입 등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심지어 무인 센서 등을 이용한 형광등 조도 자동 조절, PC 모니터 전력소모 절감을 위한 별도의 소프트웨어 등 IT를 활용한 친환경 업무 방안을 실천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그린IT의 구현 방식을 ‘그린 of IT’와 ‘그린 by IT’로 구분한다. 그린 of IT란 IT시스템의 통합 및 효율화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화와 서버 통합, 친환경 부품을 적용한 IT기기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린 by IT’는 IT를 수단으로 삼아 새로운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등 환경 친화적인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IT를 활용한 폐기물 감소 혹은 유비쿼터스 업무 환경 조성 등의 업무 효율화 활동이 여기에 해당된다.
서버 등 전력 소모량이 많은 IT시스템을 총괄하고 있는 CIO들은 IT시스템 전력소모 및 탄소배출 저감을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경영에 몰두하고 있다. 서버 통합·가상화에 소요되는 비용이 부담스러운 기업들의 경우 데이터센터 내 장비 재배치 등을 통해 전력소모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시스템의 전력 소모를 절감하는 그린 of IT 활동뿐 아니라 그린 by IT 전략의 일환으로 유무선 통합 환경 조성, 전자문서화 등을 통해 업무효율화와 원가절감을 동시에 실현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의 프로세스 혁신도 일궈내고 있다. 그린 by IT가 프로세스 혁신을 촉진하고, 이는 다시 전사 경영혁신을 가속화함으로써 기업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린 by IT 구현을 위해서는 반드시 IT부문과 현업과의 공감대 형성과 협업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린 by IT 구현이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IT시스템 전력 효율화의 대표적 방안으로 꼽히는 서버가상화는 IT 부서의 독립적 추진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IT를 활용해 종이 없는 업무환경을 구현하고 업무를 효율화하려면 기존에 종이를 사용하던 현업부서의 적극적 참여와 변화관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처럼 그린IT는 IT 운용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IT를 이용한 친환경 경영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다. 그린IT를 단순한 비용절감으로 이해한다면, 그린 by IT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그린 of IT가 IT부서의 과제였다면 그린 by IT는 전사적 과제다. 아이디어 초기 단계부터 다양한 부서 간의 대안제시와 협의를 통해 IT로 창조해낼 수 있는 녹색 성장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