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40년전인 1969년 7월 20일,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고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뎠다. 미국은 러시아(당시 소련)의 유인 우주선 성공에 자극받아 우주기술개발을 서둘렀고 결국 첫 달착륙 등 세계 최고의 우주기술을 갖췄다. 이후 지난해 중국이 세계 3번째로 우주 유영에 성공하는 등 세계 각국은 최첨단 우주기술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뒤늦게 우주기술 개발에 참여, 오는 2019년 세계 우주기술에서 7위로 도약하려하는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 계획이 외부 요인에 의해 차질을 빚으면서 독자기술 확보를 서두르고 기술개발 일정도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당초 이달 30일 발사할 예정이던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의 발사 일정을 8월 9일 이후로 연기했다. 연기 이유는 기술 제휴선인 러시아 측의 1단로켓 시험설비 소프트웨어 결함 때문이다. 나로호 발사 연기는 이번이 무려 5번째다. 지난 2005년을 목표로 개발해왔지만, 한·러 기술협력협정비준 차질 등으로 인해 2007년말, 2008년말로 연기됐으며, 지난해에도 중국 쓰촨성 지진으로 인한 부품 도입문제 등으로 올해 2분기로 연기됐었다. 올해에는 발사대 성능시험 항목이 늘어나면서 7월 30일로 연기됐고, 이번에 러시아 측의 시험 지연으로 또 연기됐다.
러시아와 협력을 통한 1단 로켓기술 개발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수년간 추진해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지만, 외부적인 요인으로 우리나라 우주기술 개발이 지속적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독자기술 확보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미사일협정도 발사체 기술 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협정으로 인해 사거리 300㎞, 탄두 중량 500㎏ 이상의 미사일을 개발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6월 나로우주센터 준공식에서 ‘오는 2019년까지 세계 우주기술 수준을 7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천명했지만 우주개발진흥계획에 따르면 일러야 오는 2018년 경에나 자력 우주발사체를 쏘아 보낼 수 있다. 이에 따라 과학계에서는 우주개발진흥계획을 수정, 자력 우주개발 시기를 좀더 앞당기고 한미 미사일 협정 개정 등을 통한 주변 여건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우주분야에서 선진국 대열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우주개발을 향한 정부의 적극적 의지와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며 “발사체 기술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한미 미사일협정 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지적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