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가 연료전지와 히트펌프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하면서 업계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20일 삼성에버랜드에 따르면 최근 E&A 사업부 영업부서 내에 있던 신재생에너지팀을 에너지 담당임원 직속 태스크포스(TF)로 구성했다. TF 담당도 연료전지 전문가로 선정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최근의 경영진 이동에 따른 것으로도 알려져 있으나 그간 지지부진했던 연료전지와 히트펌프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발전용 연료전지 2강 구도 가능할까= 삼성에버랜드의 이같은 움직임은 현재 포스코파워가 독주하고 있는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 긴장감을 줄 전망이다. 사실 지난해 4월 삼성에버랜드가 세계 최대 인산형 연료전지(PAFC) 업체인 UTC파워와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그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올초에는 GS파워와 4.8㎿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를 공급 계약도 체결은 했으나 이마저도 연료전지 발전차액 지원 제한으로 공급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게다가 자체적으로 양산 체제 구축은 물론 신기술 개발 중인 포스코파워와 달리 단순 판매에 그친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이에 에버랜드는 정부의 지원 정책 향방에 따라 UTC파워 현지 교육을 통해 유지·보수 인력도 배출, 관리 기술부터 국산화한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시장 확대에 따라서는 제조 기술도 이전받아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히트펌프 ‘히트 예감’=2007년에 이미 대형 히트펌프에 관해 13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스위스 프리오썸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 삼성에버랜드는 올 해를 국내 히프펌프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삼성에버랜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는 히트펌프를 이용한 미활용 방류수의 열 회수 및 활용 방안에 대해 지자체·공공기관 및 여러 연구기관을 통해 검토가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시장은 형성되지 않았다.
삼성에버랜드는 대형 히트펌프의 국내 보급을 위해 대형 열공급사 및 주요 산업체와 협의 중이며, 현재 1∼2개의 대규모 공급계약을 앞두고 조율 중이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에버랜드가 공급하게 될 프리오썸의 히트펌프는 냉매를 이용해 30℃ 안팎의 온배수나 산업용수 등 버려지는 미활용에너지에서 열을 흡수한 후 최대 130℃의 고온수를 생산해 지역난방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기존 보일러의 4분의 1 비용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이미 유럽·남미·중동·아시아 등에 세계 적으로 가장 많이 공급된 제품으로 도시에 존재하는 다양한 열원과 연계, 복합적인 지역 열공급시스템 설계가 가능하다.
자체 미활용 열을 회수해 소내 열원으로 활용하는 중소규모 사업장이 우선 대상이며, 이미 서남·탄천 하수처리장과는 대규모 사업을 타진한 바 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