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독일 벤츠의 고급 자동차에 장착되는 내비게이션용 LCD 패널을 공급한다. 세계 최고 명차 브랜드로 꼽히는 벤츠가 한국산 LCD 패널을 자사 고급 차량 내 내비게이션용 패널로 쓰기는 처음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벤츠는 최근 고급 사양 차량인 ‘E클래스’ 시리즈의 내부 장착 내비게이션용 LCD 패널을 LG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기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 4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콘티넨털 AG’를 통해 하반기 매월 8만장가량 납품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LCD 패널은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BLU)을 채택한 프리미엄급 제품이다. 5.8인치와 7인치 두 종이 있다. 5.8인치는 E클래스 보급형 모델에, 7인치는 고급 모델에 각각 장착된다. 벤츠의 E클래스는 지난 3월 제네바 모토쇼에 첫선을 보인 자동차로, 다음 달부터는 국내에도 시판될 예정이다.
벤츠는 프리미엄 자동차의 품격을 강조하기 위해 차량 내부의 각종 부품 조달 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전통적으로는 중소형 LCD 패널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샤프·TMD 등 일본 업체가 벤츠 고급 차량의 내비게이션용 패널을 사실상 독식해왔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에 벤츠 물량을 처음 수주하면서 제품력을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게 됐다.
벤츠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내비게이션용 중소형 LCD 패널을 처음 사는 것은 종전 일본산 패널 위주의 구매처를 다변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환율 영향에 따라 가격 경쟁력은 물론이고 LG디스플레이의 독자적인 LCD 패널 기술인 ‘IPS’ 방식이 넓은 시야각 등에서 우월하다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의 측면 시야각을 고려할 때 차량용 화면에 더욱 적합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벤츠가 보급형 차량 일부 기종에 탑재되는 내비게이션용 LCD 패널을 한국 업체들로부터 산 적이 있다”면서 “고급 모델에 채택된 것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