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경기 하강세가 비교적 빨리 마무리되고 있어 금리 정상화 등 출구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1일 ‘경제환경 변화와 정책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0월 이후 취해진 많은 비상조치들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도덕적 해이를 확산시키고 구조조정을 저해함으로써 경제체질을 약화시킨다는 근본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며 “비상조치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DI는 “다수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경기회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우리 경제가 위기 이후 정책방향을 먼저 고민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국내은행 차입 외화표시 채무의 원리금 상환에 대한 국가보증 및 은행채의 한은 환매조건부 채권(RP) 대상 채권 편입조치 조기 철회, 채권시장 안정기금의 점진적 축소·폐지를 제안했다.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 “적기에 이뤄지지 못할 경우 부작용이 더욱 파괴적일 수 있다”며 “현재 수준에서 부분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이는 긴축기조로 전환이라기보다는 부양강도의 조정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언급,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했다.
다만 “금리정책의 변경은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금융시장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며 “현재 초저금리를 급격한 충격없이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어 가급적 조기에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재정정책 정상화를 위해서는 “2007년 현재 13개 부처 163개로 난립돼 있는 각종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창업 초기 유망 중소기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통폐합하고 각종 일자리 및 복지사업도 내년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사업을 중심으로 한 세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