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Case Study-글로비스 자동차경매시스템](https://img.etnews.com/photonews/0907/090726031735_813148357_b.jpg)
눈 앞의 모니터와 멀리 보이는 전광판을 번갈아 응시하는 눈이 심상치 않다. 어젯밤 홈페이지에서 점 찍어 둔 몇 대의 자동차를 빠르게 확인한다. 1023번, 1024번 … 1402번. 수백 명이 응시하고 있는 전광판의 화면이 바뀌고 다음 자동차가 뜨면 10초도 채 안돼 낙찰가와 새 주인이 결정된다. 자리마다 설치된 응찰기의 빨간 버튼을 누르니 전광판의 NF쏘나타에 섬광처럼 3만원이 더 매겨진다. 이렇게 오늘 하루만 이 곳에서 3시간 만에 300여대의 자동차가 팔려나갔다.
◇‘통합업무시스템’으로 출품부터 낙찰까지 통합관리=“직접 개발합시다. 한번 해봅시다.” 글로비스 정보기술실은 경매장 솔루션의 명가인 일본 후지쯔의 솔루션을 수입해 쓰자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쳤다. 일본 경매장을 방문 시찰 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의지로 뭉쳤다. 국내 최초로 자동차경매시스템 개발을 시도한 것이다. 개발에 돌입한 지 1년 만에 시스템을 구축에 돌입해 지난해 가을 경매장 오픈과 함께 시스템을 가동했다. 총 구축 비용은 일본 솔루션 비용의 50%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9월 2일 이 시스템을 적용해 오픈한 시화 자동차경매장에서는 매주 화요일마다 경매가 진행된다. 경매장에 출품될 500여대의 자동차에 대한 이력 정보는 전날인 월요일 저녁까지 ‘통합업무시스템’을 통해 취합된다. 이 시스템의 출품리스트가 온라인에도 게재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응찰자들은 홈페이지에서 미리 원하는 차량을 훑어본 뒤 이 곳을 찾는다.
경매가 끝날 때까지 차량의 연식과 주행거리, 성능점검 이력과 가격정보 등 모든 정보가 통합업무시스템을 통해 관리된다. 유종수 글로비스 부장은 “웹 기반 통합업무시스템을 통해 분당과 시화 경매장의 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추후 확대될 경매장의 시스템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경매사업의 핵심인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통합업무시스템을 통해 차량 매입과 성능평가는 물론 사후관리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다. 입찰자들은 경매장에서 낙찰자 자격을 확인하는 순간부터 낙찰이 확정된 차량에 대한 대금을 입금하는 것까지 터치스크린 키오스크만으로도 원하는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100만분의 1초 단위로 입찰 체크=대기실의 키오스크는 입찰자의 회원카드를 통해 입찰 가능여부를 확인해 준다. 입찰이 가능해지면 곧장 수 백대의 출품 리스트가 자동으로 출력된다. 2층에 소재한 경매장에서 오후 1시부터 경매가 시작되면 회원카드를 리더에 꽂고 각 좌석에 비치된 1:1 LCD 모니터로 입찰에 참여한다.
차량 한 대의 낙찰가는 입찰이 시작되자마자 대략 10초 만에 결정된다. 448개 좌석에 비치된 응찰기마다 정보가 숨가쁘게 취합된다. 응찰자들이 응찰기의 버튼을 누르면 ‘경매제어시스템’이 무려 100만분의 1초 단위로 이 정보를 체크하고 제어해 현재 입찰 가격이 실시간으로 전광판에 나타난다. 경매 중인 차량에 대해 3초 이상 응찰이 없으면 자동으로 경매가 종료된다. 만약 최종 응찰가가 판매자의 희망가격에 도달하지 못하면 경매가 유찰된다.
이전에 종이에 가격을 적어 입찰에 참여한 것에 비하면 소요 시간과 자원은 절반으로 줄었다. 한번에 두 대의 자동차에 대한 경매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2레인 방식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유 부장은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통합업무시스템과 경매를 진행하는 경매제어시스템이 긴밀하게 연계돼 전체 경매 프로세스를 하나로 연결한다”며 “전날 통합업무시스템으로 취합된 정보가 경매제어시스템으로 전송되며 경매 진행 중에도 경매제어시스템의 낙찰 정보가 다시 통합업무시스템으로 실시간 연계된다”고 설명했다. 경매가 끝나면 모든 낙찰 정보가 연계된 통합업무시스템을 통해 수납, 정산, 반출 및 명의이전 업무가 이뤄진다. 이전에는 전화로 낙찰정보를 확인했던 판매자들도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낙찰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투명하고 신속한 경쟁으로 비교적 높은 낙찰가가 매겨진다는 점은 판매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자동차 경매 처리 과정과 결과가 쌍방에 공개돼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된다는 점이 신뢰성을 높여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인터뷰-유종수 글로비스 시화경매센터장
-시스템 개발에 있어 가장 어려웠던 점은.
▲고객의 편의성 극대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 경매장에 와서 경매를 진행해야 한다는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경매도 도입했고,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동시 다중 경매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세계 유례없는 2대의 전면 PDP 대형 영상과 500대에 가까운 1:1 LCD 모니터를 도입한 것도 이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네트워크 불안정과 같은 시스템 장애 리스크에 대한 대비방안은.
▲매주 억 단위의 돈이 오고 가는 경매에서 시스템 장애는 치명적 위험요소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시스템에 대한 백업장비를 구축했다. 장애 발생에 대비해 매뉴얼을 만들었다. 5분내에 장애를 복구할 수 있도록 했다. 바이러스 침투로 인한 네트워크 부하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경매제어시스템을 직렬통신으로 구성해 네트워크 망에서 분리시켰다.
-국내 최초로 경매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는데.
▲자체 개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10년간 축적된 중고차경매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고, 한 달간의 철저한 테스트를 통해 위험요소를 제거했다. 자체 개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사용자 위주의 개발에 힘을 기울였다. 외국 제품을 도입한 타 경매장에 비해 편의성과 안정성이 뛰어나 30%이상 더 높은 업무 자동화율을 실현하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