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금동화)은 에너지재료연구단 김일두 박사(사진)가 이글루 모양의 초박막(20㎚ 이하) 나노구조를 손쉽게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 이를 고감도 가스센서에 적용하는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속이 비어있는 이글루형 초박막 구조는 일반 박막에 비해 표면적이 3.6배 이상 크고, 기체 이동이 빠르게 일어나 센서의 감도와 반응속도가 탁월하다. 특히 이글루 구조가 되면 하부기판과 접촉면적이 적어 계면열화 현상이 거의 없으며, 반구의 바깥과 안쪽 면에서 가스반응이 극대화되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 개발된 박막센서들은 부피에 비해 표면적이 작고 외부 기체와의 반응이 2차원 표면에 국한돼 있어 고감도 센서를 제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 박막이 100㎚ 이하로 얇은 경우 하부전극과의 계면반응에 의해 박막 특성이 열화되어 센서 감도가 급격히 저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에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센서는 유해환경가스인 질소산화물(NOx) 가스 농도를 0∼125ppb(10억분의 1)로 변화시켜 센서를 측정한 결과, 8배의 저항변화가 관찰돼 계면열화 현상이 없는 우수한 감지 특성을 보여줬다.
속이 비어있는 이글루형 나노구조는 구형으로 만든 고분자틀 위에 나노박막을 코팅한 후 고온에서 고분자를 태워버리고 나노박막을 결정화시키는 방법으로 손쉽게 제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 아브너 로스쉴드 연구팀과의 국제공동연구(과학기술국제화사업)로 수행됐다. 연구내용은 왕립화학회에서 발간한 ‘케미컬 커뮤니케이션즈(Chemical Communications)’ 21일자 속표지논문으로 발표됐다.
김일두 박사는 “이 기술은 박막센서 분야의 원천기술로서 향후 대테러방지를 위한 군수용 센서, 자동차용 유해가스 차단장치(AQS) 및 가전용 센서 등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태양전지, 연료전지, 이차전지, 촉매 등에도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계면열화
하부기판과 코팅된 박막 계면에서의 특성 저하현상. 박막이 얇을수록 계면 특성이 중요해지며, 하부기판과 접촉 면적이 작을수록 계면열화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