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공개된 얼굴인식이나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것 자체가 진부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새로운 것을 찾아보자”.
“인증을 하더라도 섹션을 나눠 따로 패스워드를 저장하는 방안은 어떠냐. 모바일 얼굴 인증을 통해 1회용 비밀번호(OTP)를 다운받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순천향대학교 정보보호 관련 창업 동아리 ‘SPS’ 방에서 선·후배간에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다음 달 교내서 열릴 SW 경진대회 참가를 위한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서다.
회원이 모두 11명인 ‘SPS’의 박성욱 회장(컴퓨터학부 3년)은 “최근에만 충남디지털 콘텐츠 창업아이템 경진대회 입상 등 4건의 수상실적이 있다”며 “실력은 바로 서로 힘을 합쳐 풀어가는 토론의 힘에서 나온다”고 상호협력을 유난히 강조했다.
SPS 회원들은 군대를 다녀온 뒤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풋풋함이 부족한 대신 진득한 무게감과 연륜이 느껴진다.
홍일점인 민성의(컴퓨터학부 3년) 씨는 “선후배 전공이 대부분 컴퓨터와 관련이 있고, 정보보안이 주전공이 아닌데도 동아리 생활을 거치면서 인생의 진로가 재설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나중에 기회가 닿는다면 보안 관련 창업도 해보고 싶다”고 창업의지를 드러냈다.
SPS 출신의 ‘00학번’ 3∼4명 정도가 실제 보안업계에서 창업해 활동 중이다. 이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1년에 1∼2회 가량은 꼭 학교를 방문해 창업에 관한 노하우와 업계 현황 등을 생생하게 전수해주고 간다는 것이 ‘SPS’ 후배 회원들의 설명했다.
김수현 SPS 전 회장(정보기술공학부 4년)은 “여름이나 겨울 동아리 MT를 가는데, 이 때가 산업 현장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좋은 기회”라며 “1년에 서너번 정도는 마치 창업하듯 경진대회를 준비한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평소 동아리 생활을 통해 사업계획서 작성하는 방법을 익히거나 예비창업 관련 학습기회를 가질 수 있어 이런 일들이 사회에 나가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지난 2년간 자동주차 시스템이나 안전한 전자투표 시스템 등 모두 13건의 창업 아이템을 발굴해 놨다.
‘SPS’가 정보보호 관련 동아리이긴 하지만 해킹을 금기시하는 분위기였다. 오히려 자신들은 데이터의 기밀을 지키는 방법을 연구하는 팀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7·7대란으로 기록된 악성코드 ‘DDoS 사태’에 대해선 아쉬운 듯 한마디 던졌다. 학부수준에서 DDoS의 추적체계를 갖춘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 김홍기(정보기술공학부 4년)씨는 “졸업 뒤 보안업체에 취업할 경우 반드시 ‘바이러스 킬러’로 이름을 날려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보안사고가 터졌을 때는 대가가 너무 혹독하기에 보안분야는 사전 투자가 중요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