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1500선 돌파를 시도하는 등 활황이지만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은 계속되고 있다. 펀드에서 큰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들이 원금회복과 함께 펀드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단기 급등해 1500선에 진입하면 투자심리가 개선돼 펀드 환매 압력을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이 빗나가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는 890억원 순유출을 기록, 6일째 자금이 빠져나갔다.
증시가 올라가기 시작한 최근 3개월을 기준으로 잡으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총 7768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펀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원금을 회복한 펀드부터 먼저 환매해 나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장 많이 빠져나간 펀드는 한국운용사가 운용하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1로 1691억원이 빠져나갔다. 미래에셋자산에서 운용하는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증권투자신탁1과 미래에셋인디펜던스증권투자회사펀드는 각각 753억원, 596억원이 환매됐다.
코스피지수가 올라갈수록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집중되는 것은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로 큰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들이 원금회복 때마다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어서다.
개인투자자들이 이익실현보다는 원금회복에 치중하는 것은 펀드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여전히 증시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코스피지수가 1500선에 진입하더라도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 압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여전히 환매 대기자금이 많아 지수 상승 때마다 환매 압력은 더욱 커질 예정이다.
김지혁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펀드 손실폭이 줄어들거나 원금이 회복된 펀드를 중심을 환매가 이뤄지고 있는 추세”라며 “국내주식형펀드의 경우 최근 1500선까지 근접하면서 환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2008년 리먼 사태이전까지 40조원이 넘는 자금이 국내 주식형펀드에 몰렸다”며 “이중 상당수가 원금회복을 전후해 빠져나간다고 가정하면 지수가 오를 수록 환매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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