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 궁리보다 성능향상 몰두한 게 성공비결"](https://img.etnews.com/photonews/0907/090727011715_219559706_b.jpg)
“원래 꿈이 사장이었다면 좀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돈을 어떻게 벌까라는 고민보다 어떻게 제품 성능을 향상시킬까라는 고민에 먼저 빠졌던 것이 오히려 디엠에스를 지난 10년 동안 지켜온 힘이 됐습니다”
박용석(51) 사장은 지난 10년간 디엠에스를 우리나라 최대의 디스플레이 분야 장비 기업으로 성장시켜왔다. 직원 10여명의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10년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박 사장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거친 엔지니어 출신이다. 그는 1999년에 회사를 창업한 뒤 유리기판위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고집적 세정 장비(HDC)를 세계 처음 선보였다. 국내 LCD 패널 업체들로부터 까다로운 양산성 검증을 거친 끝에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마침내 지난해에는 이 분야 전통적인 강자였던 일본 시바우라를 제치고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이 장비는 크기를 경쟁사 대비 3분의 1이하로 줄여 공간 활용도를 높인 데다 가격 경쟁력도 있어 국내 뿐아니라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박 사장은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앞으로 대규모 양산이 필요한 공정 장비에도 경박단소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고집적 세정 장비 연구개발에 몰두했다”며 “요즘 같이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이 성숙한 시장이 아니라 초기였던 탓에 새로운 회사에서 열심히 한다는 사람들 한번 믿어 보자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제품이 글로벌 1위에 오르기까지는 숱한 난관도 있었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장비 산업이 미숙하다보니 외산 장비를 모방한 싸구려 장비로 취급받기 일쑤였다. 일부 외국 LCD 패널 업체들은 경쟁사들을 불러 놓고 제안 가격에 맞춰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했다. 그는 “결국 참지 못하고 그만두라고 소리친 후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온 적도 있었다”며 “사업가가 아닌 개발자의 자존심 때문에 일어난 ‘귀여운 반항’이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디엠에스가 선보인 고집적 세정 장비는 모방 기술이 아닌 창조적인 장비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등 국내 패널 업체들은 물론 대만 AUO·CMO 등 해외 주요 LCD 패널업체들이 사용하는 세계 시장 점유율 70%의 글로벌 1위 제품이 됐다.
지난 9일 창립 10주년을 맞은 박 사장은 “앞으로 10년도 결코 만만치 않겠지만 현재 추진중인 신규 사업에서도 HDC에 버금가는 세계 1등 제품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직원들과 뜻을 모았다. 최근 이 회사는 기존 LCD 장비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건식 식각 장비, 솔라셀 제조 장비, 영상 증폭관 및 LCD TV 백라이트유닛(BLU)용 외부전극형광램프(EEFL) 등의 부품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