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연구소가 내달 말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에 ‘서울 벨연구소(Bell Labs Seoul)’의 문을 연다. 이번 서울 벨연구소 설립은 지난 2005년 12월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명박 대통령과 김종훈 벨연구소 사장이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뒤 3년 8개월여 만에 맺어지는 결실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벨연구소는 오는 8월 말 리서치센터 ‘서울 벨연구소’ 개소를 위해 입주 사무실 내부(인테리어) 공사업체를 선정하는 등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입주 위치는 당초 계획했던 서울시의 DMC 산학협력연구센터가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미 미국 벨연구소 본사에서는 한국에서 근무할 직원들에 대한 인사발령도 끝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에서도 벨연구소에서 근무할 인력 충원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연구인력은 50여명 규모로 예상된다. 벨 본사 출신 연구소장이 올 예정이다. 하지만 운영 책임은 한국알카텔-루슨트의 배승호 부사장이 맡을 예정이다. 배 부사장은 그동안 서울 벨연구소 설립 업무를 전담해 왔다.
서울 벨연구소는 국내 대학, 정부 연구기관 및 기업체들과 산학연 협력사업을 진행한다. 일부 국내 대학들과도 향후 몇 년간 진행할 연구과제 선정과 투자계획 협의도 상당수준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벨연구소는 앞으로 컨버전스 네트워크로 제공되는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현재보다 가까운 미래를 위한 기술 연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서울시와 벨연구소는 지난 2005년 12월, 2006년 6월 2차례에 걸쳐 MOU를 교환했으며 지난해 4월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100Gb급 대용량 광대역 데이터통신용 광통신 기술 개발을 위한 MOU를 교환했다.
한국알카텔-루슨트 관계자는 “서울 벨연구소 설립은 관련 기관과의 관계 등으로 인해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조만간 오픈할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벨연구소
통신장비업체인 알카텔-루슨트 산하 세계 최고 연구기관이다.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이름을 따 1925년 설립됐다. 중앙연구소 외에 수십개의 연구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약 1만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트랜지스터·라디오 천문학·광 트래핑·양자 유체학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신기술을 개발했으며 1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원천 기술부터 실용 제품까지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으며 3만건이 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1925년 이후 4만개 이상의 발명품도 만들어 냈다.
자신이 1992년 설립한 ATM 장비 개발 벤처기업 유리시스템즈를 1998년 알카텔-루슨트(당시 루슨트)에 매각하면서 벤처 신화를 만들었던 김종훈씨가 현재 사장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