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大戰` 한국 압승

  전세계 LCD 패널 시장에서 한국이 대만을 압도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분기 나란히 흑자 반전에 성공한 반면, 대만 LCD 패널 업체들은 비록 적자폭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3분기이후 성수기로 진입하더라도 대만 패널 업체들이 추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분기 이익 규모면에서 반짝 삼성전자를 추월하긴 했지만, 역시 하반기에는 대형 LCD 패널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1위를 탈환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LCD 패널 사업에서 연결기준 매출 5조1000억원과 영업이익 15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4조8905억원과 2176억원을 달성, 절대 이익 규모면에서 4년만에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반면 세계 시장 3위인 대만 AUO는 지난 2분기 원화 기준 매출 3조2010억원과 영업손실 173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5.4%의 손실율이다. 지난 1분기 무려 40%에 육박했던 영업손실율과 비교하면 그나마 나아진 수준이다.

4위 LCD 패널 업체인 대만 CMO는 여전히 사정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무려 70% 넘는 영업손실율을 기록했던 CMO는 지난 1분기 이를 44.2%로 줄였다. 올 들어 중국내 TV 세트 업체들의 구매 확대에 힘입어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고 있지만, 지난 2분기에는 간신히 한자릿수대 영업손실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들어 LCD 시황 회복세를 타고 대만 LCD 패널 업체들이 실적 반등에 나서고 있다곤 하나, 당분간 삼성·LG 등 국내 LCD 패널 업체들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만 업체들이 회생하려면 LCD 패널 가격이 급상승해야 하지만, 현재 TV를 비롯한 세트 업체들의 마진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과 달리 8세대 이상 대면적 라인이 없는 대만 업체들로선 성수기 수요가 나오더라도 공급 능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가 4년만에 지난 2분기 삼성전자 LCD 사업의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절대 생산량에서 앞서 있고, 특히 40인치대 이상 대형 LCD TV용 패널 비중이 높다.

 반면 지난 상반기까지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상승을 견인했던 수요는 중국 등지의 32인치이하 중소형 TV 시장이었다. 민천홍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상반기 중국 등지에서 32인치이하 TV 수요가 컸다면 성수기로 접어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면서 “오히려 40인치대이상 대형 제품 출하를 늘리는 것이 LG디스플레이의 숙제”라고 평가했다.

서한·이동인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