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광학 기술이 최고 경쟁력인 카메라 시장은 기술 강국답게 일본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에 수많은 카메라 업체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캐논을 선두로 니콘·올림푸스가 제품·마케팅·기술 면에서 단연 앞서가는 상황이다. 토종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삼성이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캐논·니콘·올림푸스·삼성 이른바 ‘디카 4대 천황’에 2009년은 각별한 의미가 있는 해다.
DSLR 분야 양대 산맥인 캐논과 니콘은 올해 렌즈 교환식 카메라 출시 ‘50년’을 맞는다. 캐논은 올해 ‘SLR’ 카메라 ‘캐논 플렉스’가 나온 지 50주년을 맞았다. 캐논은 지난 1959년 5월 첫 번째 35㎜ SLR 카메라를 출시한 이래 현재까지 6000만대에 육박하는 카메라를 생산해 왔다. 특히 1987년 3월 SLR에 전자식 마운트를 적용한 EOS 시리즈가 나온 뒤 지금의 주력 제품인 ‘EOS 45OD’가 지난해 6월 국내 판매 1위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니콘도 올해가 기술의 상징으로 불리는 ‘F 마운트’가 나온 지 정확하게 50년이다. 마운트(mount)는 렌즈와 카메라를 결합하는 방식을 말한다. 니콘은1959년 6월 35㎜ SLR 카메라를 위해 F 마운트를 개발했고 이를 처음 적용한 카메라 ‘니콘 F’를 내놨다. 니콘은 지금도 F 마운트를 기계적 변형 없이 기술 발전에 따른 새 기능만 추가해 니콘의 자존심으로 자부하고 있다. 독자 설계해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속 생산한 브랜드는 니콘이 유일하다.
올림푸스도 올해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2004년 카메라 업계에서 처음으로 TV CF ‘마이 스토리’로 ‘디카 신화’를 만든 올림푸스도 올해가 광학 사업에 뛰어든 지 90년이 되는 해다. 전 세계적으로 1700만대가 팔려나간 베스트 셀러 ‘펜(PEN)’ 시리즈가 나온 지도 50년을 맞는다. 올림푸스는 필름 카메라의 전설로 불리는 펜을 잇는 ‘펜 E-P1’을 내놓고 영광 재현에 나섰다. 국내 콤팩트 카메라 시장 1위 삼성도 올해로 카메라 사업 진출 ‘30년’이다. 1979년 필름 카메라 시장에 출사표를 던져 올해 시장 점유율 44%로 확고한 시장 수위를 굳힌 삼성은 다음 달께 하이브리드 카메라 ‘NX’를 내놓고 세계 카메라 시장에서 삼성 브랜드를 알려 나갈 계획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