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9월 효성그룹 자회사로 편입한 발광다이오드(LED) 에피웨이퍼 전문기업 에피플러스의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올초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무역PG 사장이 신임 대표 이사로 전격 취임했는가 하면, 얼마전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LED 관련 시설 투자와 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실적 악화에 시달리던 에피플러스를 조기 육성, 향후 LED 에피웨이퍼 및 칩 사업을 효성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오너 일가의 의지가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에피플러스는 올초 조현준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전격 선임한 뒤, 지난달 박해성 사장 등 전 경영진을 퇴임시켜 새로운 진용을 구축했다. 특히 효성 전략본부 부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홍순영 이사가 실질적인 대표 역할을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섰다. 경영진 교체의 표면적인 이유는 실적 부진으로 풀이된다.
에피플러스는 지난해 100억원의 유상 증자로 자금을 수혈받았지만, 82억원의 매출과 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이익률은 전년보다 더 나빠졌다. 여기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LED의 에피웨이퍼 품질 조건을 맞추지 못하면서 실적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효성은 더 이상 에피플러스의 경영 악화를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 이번 기회에 경영권까지 확실히 틀어쥠으로써 LED사업의 조기 정상화에 나서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미 지난해 효성과 조현준 사장, 조현문 부사장, 조현상 전무 등을 포함해 대주주 지분은 85.3%까지 늘린 상황이었다. 특히 에피플러스는 이번 경영진 교체 직후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LED 칩 사업을 본격 확대하기 위해 현재 6대 가량인 유기금속증착기(MOCVD)를 10대 이상 규모로 늘려 생산라인을 확충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외부로부터 LED 전문인력도 수혈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지식경제부의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지원 사업에 주성엔지니어링과 함께 6인치용 대면적 MOCVD 개발에 참여키로 하는 등 LED 관련 사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에피플러스가 LED 시장의 핵심 후방산업인 에피웨이퍼나 칩 분야에 강점이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지속적인 힘을 쏟아 부을 계획”이라며 “현재 관련 설비 확충은 물론 전문 인력 충원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서한·이동인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