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LCD TV 자립"

 LG전자가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BLU) 등 프리미엄급 LCD TV용 핵심 부품을 자체 조달한다. LG전자는 또 프리미엄급 LCD TV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구미에 있는 LCD TV 연구소와 시제품 생산라인을 오는 9월까지 평택 사업장으로 옮긴다. 관계사인 LG디스플레이에 일방적인 의존을 줄이는 한편 고부가 신제품 개발력을 높여 세계 TV 시장 1위를 향한 기술과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대표 남용)는 40인치대 이상 LED BLU TV 등 고부가 LCD TV용 모듈을 일부 자체 조달하기로 하고, 시제품 생산라인을 경기도 평택사업장에 구축 중이다. LG전자가 프리미엄급 LCD TV용 모듈을 직접 조달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지금까지 대만 패널 업체들로부터 모듈을 공급받던 30인치대 미만 중저가 LCD TV를 제외하면 국내에서는 거의 전량 LG디스플레이에 의존했다. 특히 지난해 LCD 패널 공급 과잉 사태가 빚어진 뒤에는 LG디스플레이가 국내 공급량의 100%를 차지했다.

 LG전자가 고부가 LCD TV용 모듈을 독자적으로 선정, 구매하려는 것은 세계 TV 시장 선두에 오르기 위해 제품력과 기술 리더십 등에서 발빠른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도현 LG전자 부사장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LCD TV 시장 수요 확대에 따라 LG디스플레이 외에 다른 업체로부터 구매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평택사업장에 둘 LCD TV 연구소와 시생산라인을 통해 10월부터 고부가 신제품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특히 하반기 양산성 검증을 위해 시생산하는 제품은 삼성전자에 비해 뒤처진 40인치대 초슬림 LED BLU TV다. LG전자는 이미 대만 LCD 패널 업체로부터 42·47인치용 LCD 패널을 자체 조달하고, LG이노텍과 희성전자에 각각 LED BLU를 맡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LED BLU TV는 물론이고 무선 TV, 게임겸용 TV, 오디오 일체형 TV 등 다양한 신제품도 평택 시생산라인에서 양산성을 검증하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평택사업장의 생산라인은 연구소에서 개발한 신제품의 양산성을 테스트하는 수준에서 운영할 것”이라며 “다만, 모듈을 직접 구매하는 것은 현재 시장 수요에 맞춰 신중하게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향후 전략 모델로 선보이는 프리미엄급 LCD TV는 직접 선정한 협력사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아 시생산을 거친 뒤 양산 단계에서 독자적인 외주 조달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의존에서 탈피, LG전자가 주도적으로 LCD TV용 핵심 모듈 수급과 신제품 개발 역량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