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 강국’ 시동 걸었다

200억 창의자본 조성ㆍ관리회사 설립 등 추진

정부가 지식재산 강국을 달성하기 위해 올해 200억원 규모의 창의자본이 조성되고 지식재산관리회사의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또,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활성화하기 위한 통합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관련 예산도 큰 폭으로 늘릴 방침이다. 정부의 지식재산 정책을 총괄 조정할 ‘국가 지식재산 위원회’가 설립되고 지식재산기본법 제정과 특허소송 관할제도의 개선도 추진된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는 29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5회 국가경쟁력강화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 13개 부처·기관이 수립한 ‘지식재산 강국 실현 전략’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지식재산 강국 실현 전략’은 국가 지식재산 시스템의 혁신을 통해 창의경제를 구현, 우리 나라가 지식재산 선진강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창의자본(Invention Capital)’ 조성과 기술지주회사 활성화 등 지식재산의 사업화를 촉진하고 연구자 및 창작자에 대한 보상체계 강화를 추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식재산 중심의 사회·경제적 기반 마련을 위해 국내외 지재권 보호 강화, 지식재산기본법 제정 및 특허소송 관할제도 개선 등 지식재산 행정 및 사법체계 선진화 방안이 마련됐다.

이날 보고된 전략에서는 3개 부분 11개 중점 추진과제가 제시됐다. 우선, 연구자 보상 강화 및 지식재산의 매입·권리화·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창의자본’을 조성하고 민관합동 지식재산관리회사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창의자본이란 아이디어·특허권을 매입하고 부가가치를 높여 지식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라이선싱해 수익을 창출하는 자본을 뜻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200억원 규모의 창의자본을 기업 주도로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50억원의 정부 예산을 들여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또, 내년 새로운 지식재산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기 위해 창의자본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2011년 이후에는 5년간 최대 5000억원을 목표로 하는 민관 공동출자 형태의 지식재산관리회사 설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술지주회사에 대한 요건도 대폭 완화된다. 우수 지식재산을 보유한 ‘대학·공공연구소’ 등의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요건을 완화하고 사업영역도 확대하는 등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또, 우수 기술지주회사를 선정해 ‘기술가치평가­-컨설팅­-사업화기술개발­-투자연계’ 등으로 이어지는 일괄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국가 R&D 예산중 사업화 예산 비중을 지난해 0.7%에서 2013년까지 3% 수준으로 확대하고, 지식재산 대형 사업화 연계기술개발(R&BD)을 신설해 지식재산 이전·활용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지식재산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콘트롤 타워도 구축된다. 정부는 ‘국가 지식재산위원회’를 설립하는 한편 지식재산기본법 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무총리실에 지식재산 전담기획단을 설치하고, 유관부처 및 기관들이 참여하는 지식재산정책협의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정책 활성화를 위한 관련법도 대폭 손질한다. 지식재산 분쟁 관련 기업의 경영리스크 경감을 위해 소송 관할제도를 개선해 전국 일반법원에서 분산 처리되고 있는 지식재산 침해 사건의 1심과 항소심에 대한 관할을 특허 법원 등 주요 법원으로 집중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연구자와 창작자에 대한 보상체계 혁신을 위해 공공 소프트웨어 개발시 개발업체의 개작·복제·배포 등 상업적 활용이 가능토록 제도를 개선키로 했으며 콘텐츠 창작기업의 불공정 수익 배분에 대한 제재 방안을 마련하고, 외주제작사와 방송사업자간 합리적인 거래 관행이 정립될 수 있도록 불공정 사항에 대한 시정권고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특허 공조 체제도 수립된다. 한·미·일·유럽·중 등 세계 주요 특허 5개국 간 ‘특허심사 국제공조체제’ 구축 추진 등 특허제도를 국제 표준에 맞도록 선진화하고, 국제제도 형성을 선도해 우리 기업에 우호적인 지식재산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식재산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국경조치 대상을 확대(저작권·상표→특허·지리적표시)하고 단속인력 증원 및 유관단체 협력도 늘리는 등 위조상품·저작물에 대한 단속도 강화키로 했다. 또, 오는 12월까지 온라인 위조상품 상시 모니터링 신고체계 및 불법복제물 자동검색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년 6월부터 ‘저작권 포렌식 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특허분쟁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시스템도 수립된다. 지재권 관련 분쟁 대응을 위해 해외 진출기업에 대한 현지 지재권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올해 말까지 특허분쟁 예보시스템 및 민간전문가 자문시스템 구축, 지재권 소송보험 본격 실시 등 특허분쟁 대응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 중에 창의적이고 지식재산 마인드를 갖춘 전문인재 양성을 위해 지재권 전문학위과정 개설 및 기술경영 전문대학원을 설립하는 한편, 특허청·KAIST·포스텍 등이 올해 150명의 발명영재를 공동 선발해 지식재산기반 영재기업인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밖에 지식재산 정보 인프라 구축을 위해 실시간 저작권 정보 등록·변경이 가능한 디지털저작권 거래소 기능을 활성화하고, 전 국가기관의 기술이전·사업화 정보망, 민간포털 및 오프라인, 국제 네트워크(유럽 44개국 등이 가입한 EEN 등)를 통합·연계한 ‘국가기술사업화 종합정보망’을 연내에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지식재산 강국 실현 전략의 성공적 추진을 통해 기술무역 수지배율을 개선하고 지식재산 보호 순위도 지난해 37위에서 15위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현재 9위인 저작권 사업규모가 세계 5위 수준인 100조원 규모로 상승하고 지식기반제조업의 생산성 증대로 7조원의 GDP 초과 증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