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디자인 스토리] 게임 그래픽의 미래(상)

[굿 디자인 스토리] 게임 그래픽의 미래(상)

 어떤 분야든지 누군가 최근에 만들었다거나 개발자 자신이 처음 만든 것이라면 신기술이겠지만 항상 모든 것에 신기술이 적용되는 것도 아니고 적용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온라인 슈팅게임 ‘아바’팀은 신기술보다 초기에 적용한 기술을 다듬어 사용하는 것에 더 초점을 맞췄다.

 이것은 용감하고, 미래지향적이며, 내일이면 또 다른 새로운 기술을 추가하고자 하는 개발자의 신념에 반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기간 안에 서비스를 시작해야 하는 온라인게임의 특성과 한정된 인력구조와 인원이라는 현실적인 부문에서 가진 것을 발전시키는 데 더 집중해야 했다.

 다음 타이틀을 만들 때 걸림돌이 되는 것들 중 하나가 이전 타이틀에서 쓰던 기술적 방법을 버리고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때 어떻게 신기술을 받아들이고, 이 기술의 원리가 무엇이고 어디에 사용하기 위한 기술인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것이 신기술을 접한 그래픽디자이너가 처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일 것이다.

 최근에 업데이트된 ‘아바’의 레벨에는 앰비언트 어클루전(AO:Ambient Occlusion)과 하이 프레시전 노멀 맵, 디테일 노멀 맵이 적용됐다.

 AO는 기존의 GI(Global Illumination)만으로 표현되지 않던 작은 물체 자체와 주변의 그림자를 두드러지게 보이게 해 이전보다 더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하이 프레시전 노멀 맵과 디테일 노멀 맵은 좀 더 심도 있고 말 그대로 세부적인 질감을 표현하는 역할을 했다.

 AO는 2002년에 ILM의 테크니컬디렉터가 시그래프에서 시연한 것이라니 2009년인 지금 신기술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어떻게 쓰느냐’였다.

 물론 뛰어난 그래픽이 개발자들의 목표 선반에서 내려져선 안 된다. 게임 그래픽에 종사하는 아티스트들이라면 새로운 기술을 확인하고 목적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이 기술 자체에 매료돼 밤을 새우는 일도 잦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본인의 기술도 늘어나고 새로운 비주얼을 경험하면서 그 기술을 활용한 표현력을 갖춰나가게 된다.

 ‘영원히 닳지 않는 잉크처럼 진한 연필’을 집었을 때 그것으로 그림을 그릴지, 글을 쓸지, 짝의 손등을 쿡 찔러볼지는 연필 쥔 사람의 몫이다. 이제 게임 그래픽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지금 쓰고 있는 기술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지표인 것도 신기술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김성규 레드덕 개발2실(아바)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