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특허괴물(Patent troll)에 맞서기 위해 최대 5000억원 규모의 민관 합동 지식재산관리회사를 세운다. 또 국민 불편을 빚는 인감증명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5년 내 폐지하는 대신 전자인증과 전자위임장 제도 등 정보기술(IT)로 대응하기로 했다. 관련 기사 6월 8일 2면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위원장 강만수)는 29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하에 제15차 회의를 개최, 연내 기업과 특허청 등으로부터 200억원 규모로 창의자본(인벤션 캐피털)을 설립하고 오는 2011년까지 최대 5000억원 규모의 민관 공동출자 형태 지식재산관리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지식재산관리회사는 국내외 대학·공공연구소, 중소기업 등이 보유한 특허를 매입해 이를 타 기업에 대여하거나 출자해 수익을 창출한다. 국내기업들이 해외 특허괴물의 공격을 받으면 지식재산관리회사가 보유 특허를 국내 기업에 라이선스해주는 이른바 ‘흑기사’ 역할을 한다.
해외에서는 인텔렉추얼벤처스(IV)·인터디지털·BTG인터내셔널 등 220개 지식재산관리 기업이 각국의 특허를 매입해 이를 바탕으로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특허공세를 펼쳐 왔다. 인텔렉추얼벤처스는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대학 등을 이용, 특허를 입도선매해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는 또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설립, 범부처적 지식재산 정책총괄 조정 기능과 정책을 수립해 나가는 한편 지식재산기본법 제정을 추진, 국내 지식재산과 관련된 행정·사법 체계를 선진화해나기로 했다. 지식재산의 사업화 촉진을 위해 지난해 0.7%에 불과했던 정부 R&D 가운데 사업화 예산비중을 오는 2013년까지 3% 수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러한 정책이 추진되면 기술무역수지비(수입 대 수출)이 2007년 0.43에서 2012년에는 0.79로 개선되고 저작권 산업규모도 세계 9위에서 세계 5위권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국민에게 불편을 끼쳐왔던 인감증명제도 중 우선인감증명을 요구하는 정책의 60%에 이르는 125종을 연내에 폐지하고 5년 내 IT를 이용한 대체 방식을 마련해 나머지도 완전히 폐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자위임장’ 제도를 신설, 기관방문 없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부동산 등기, 담보 대출 및 자동차 거래 시에 공인인증서를, 부동산 담보대출 시에 법원의 전자등기시스템 등과 연계해 인감증명을 대체할 계획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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