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Global Issue-탄소세와 CIO

탄소세법 통과하면 IT 운영비로 반영, CIO 부담 늘어

 

 전 세계적으로 탄소세법 적용이 확산되면서 전력소모량 절감에 CIO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이는 비제조업체의 경우 가장 많은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소모하고 있는 것이 데이터센터며, 탄소세(carbon tax) 적용 시 이 세금은 IT 운영비에 포함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데이터센터 전력소모량 절감 논의가 전기료 경감 측면을 고려한 것이라면 앞으로는 전기요금에 세금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그 책임은 CIO에게 있다.

 

 미국 의회가 검토 중인 탄소세법으로 중·미 무역 갈등이 확산되고 있으며 영국 또한 저탄소 전환 계획(UK Low Carbon Transition Plan)을 발표, 탄소 발생을 2020년 34%, 2050년 80%까지 줄이겠다고 7월 발표했다.

 캐나다, 프랑스에서도 탄소세 적용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일간지인 르에코(Les Echos)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 자문기관이 2010년 1월부터 방출된 온실가스의 탄소세 적용 방안을 정부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방출된 이산화탄소 1톤당 32유로(약 5만6000원)의 세금을 책정할 계획이다. 이 세금은 2030년 1톤당 100유로(약 17만5000원)로 훌쩍 뛰어오른다.

 문제는 전력소모와 직접 연관되는 탄소세가 기업 IT 운영비에 직결된다는 것이다. 제조시설이 아닌 시설물 중 많은 전력을 가장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데이터센터며 비제조업계 및 IT 의존도가 높은 업종에서는 데이터센터가 탄소세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제한된 IT 운영 예산에 탄소세까지 포함되므로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화가 더욱 시급하다. 포브스닷컴, IT 전문 유력지인 eWEEK 등에서는 CIO가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 최적화 △에너지 총책임자라는 새 직무 신설 △가상화와 SaaS 등 기술 및 서비스 이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한다.

 ◇데이터센터 전력관리 총책임자 필요=전력비용은 IT 운영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특히 현재와 같은 경기 상황에서 IT 예산을 확대할 여력이 없을 때 CIO들에게 중요한 이슈가 된다. 미 의회가 검토 중인 탄소세법안이 통과되면 데이터센터의 범용 서버당 50달러에 준하는 세금이 지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서버당 전력비가 10% 증가한 것과 비슷한 금액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의 2007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서버 및 데이터센터가 2006년 한 해 동안 소모한 전력은 610억㎾로 과거 5년간 서버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2배 이상 증가했으며 향후 5년 동안에도 2배 이상 증가해 연간 1000억㎾를 소모, 74억달러의 전력비를 지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7년 이후 보고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업타임인스티튜트(Uptime Institute, 이하 UI)의 켄 브릴 수석 이사는 포브스닷컴에 게재하는 칼럼에서 IT 및 데이터센터와 탄소세의 상관관계를 여러 차례 다루고 있는데 탄소세에 대한 CIO의 인식 제고 필요성과 IT 에너지 총책임자(IT Energy Czar) 신설을 제안하고 있다. 새로운 IT 직군인 IT 에너지 총책임자는 탄소세로 생기는 기업의 비즈니스 충격을 완화해 줄 것으로 주장했다. UI는 독립적인 정책 연구소로 시스템 가용성과 신뢰성 등을 포함한 데이터센터 운영 관리에 대해 폭넓은 서비스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자문기관이다.

 UI의 조사에 따르면 전력소모 저감 책임자를 두고 있는 IT 조직은 단 8%에 불과했다. 44%의 기업(IT 부서)에서 전력절감 책임자를 두고 있지만 목표나 패널티는 부과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8%의 전력절감 책임자는 지난 2년간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유휴서버 정리·가상화·SaaS 필요=eWEEK는 그동안 기업의 IT 관리와 시설 관리가 별개였다며 이에 따라 CIO(IT 관리자)와 시설 관리자의 협업이 부재했다고 주장한다. CIO와 시설 관리자 어느 누구도 전력비 최적화를 책임지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문제에 당면했다는 것이다.

 전력사용을 줄이기 위해 기업은 서버, 스토리지 통합과 같이 비교적 저비용의 안전한 방법이나 데이터센터 전면 재구축이라는 급진적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핵심은 가상화 등 신기술을 활용하는 동시에 기업 내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eWEEK는 지적했다.

 UI는 전기료 청구서부터 CIO가 챙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서버 각각의 전력 소모량을 측정해야 하는데 서버 1대당 연간 평균 420달러의 전력비용이 지출된다는 보고가 있다. UI의 조사에 따르면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 중 서버가 60∼80%를 차지하며, 문제는 이들 서버 중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않은 것도 꽤 많다는 것이다.

 일명 ‘코마(혼수)’ 상태의 서버로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에서 코마 상태의 서버들이 소모하는 전력은 15∼30%로 추정되고 있다. 이 코마 상태의 범용 서버들을 전원 차단하거나 통합 혹은 가상화 환경으로 물리적 숫자를 줄여나가면 연간 1500∼2500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

 ◇유휴서버 정리·가상화·SaaS가 대안=데이터센터의 전력소모 저감은 기업들이 탄소세로 지출해야 하는 경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해준다.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법안이 제정되거나 검토되고 있으므로 글로벌 기업의 CIO는 탄소세와 데이터센터 전력소모 저감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업 데이터센터의 기술적, 구조적 변화를 유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가상화 소프트웨어와 신클라이언트(thin-client) 환경의 확산이 점쳐지고 있다. VM웨어, 시트릭스, 노벨 등이 제공하는 가상화 소프트웨어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 HP 등의 신클라이언트 시스템은 물리적 서버, 데스크톱의 숫자를 줄이거나 전력 소모를 급감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SaaS(Software as a Service) 적용 확산도 기대할 수 있다. 세일즈포스닷컴과 함께 SaaS 시장을 이끄는 거대 SaaS 업체인 넷스위트는 탄소세 카드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넷스위트는 최근 SaaS 서비스를 이용해 기업이 전력비용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SaaS 서비스를 이용해 전력비를 절감한 기업 사례도 발표됐다. 퍼시픽가스&일렉트로닉(Pacific Gas&Electric. 이하 PG&E)은 160개의 애플리케이션을 가상화 혹은 통합했으며 내부 구축과 SaaS를 혼용하고 있다. PG&E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프로그램 총책임자에 따르면 지난해 IT 예산은 1100만달러였고 올해는 700만달러인데 이는 경감된 전력비용을 반영한 것이다. PG&E는 가상화 기반 통합과 SaaS로 연간 1만㎾의 전력 사용을 절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화와 SaaS는 기업들이 전력 총량을 상시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체제 마련의 토대가 된다. 또한 탄소세는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구축 방법과 IT 투자 구조를 바꿔놓을 계기가 될 수 있다. CTO와 CIO 대상 리서치 기관인 이볼브드테크놀로지스트(Evolved Technologist)에서는 약 4만 ft²(약 1120평)의 데이터센터에서 앞서 언급한 전력 총책임자와 가상화, SaaS 등으로 구성된 에너지 효율화 프로그램을 적용할 경우 4년간 약 1만4400만달러를 절감하고 11만2000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