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경이롭습니다.’
일본 전자업계가 삼성전자의 세계 1등 제품 수 두 배 달성 전략인 ‘타임캡슐 경영’과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사를 독려하는 공격 경영을 주목하고 있다.
아키야마 모리요시 일본능률협회컨설팅 회장은 지난 31일 제주 서귀포 해비치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2009 제주하계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 2회 삼성과 대화할 기회가 있는데 현재 세계 1위 제품을 5년 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로 그 리스트를 타임캡슐에 넣어 놓는다는 말을 들었다”며 “일본에는 없는 전략으로 아이디어가 상당히 신선하다”고 평했다. 아키야마 회장 말에 따르면 예컨대 올해 13개의 제품이 세계 1위라면 이들을 포함 26개를 5년 후 세계 시장점유율 1등 달성 대상으로 타임캡슐에 넣어 놓고 점검한다는 설명이다.
아키야마 회장은 “일본 기업들이 삼성의 성과에 매우 경이로워한다”며 삼성의 강점으로 “무엇보다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투자하는 공격적 경영을 펼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하도급업체와의 협력에 무척 의욕적인 게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한국 기업과 비교해 일본 기업들은 너무 민주적으로 ‘서로 잘해보자’는 뜻이 강한데 이러다 보니 스피드에서 늦어지는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아키야마 회장은 삼성이 협력사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측면에 소니 등 일부 업체가 비판적인 시각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협력사 문제에 대해 그는 “무엇이 유리할지는 봐야 한다”며 “단순히 비즈니스 관계를 떠나 서로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기업의 실적이 개선됐을 때 나아진 실적의 절반을 나눠주는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일 양국 협력이 매우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한일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야 한다고 말한 그는 “대량생산으로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 인도를 이길 수 없는만큼 양국은 기술과 차별성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한일 양국이 협력하지 않을 경우 중국에 (경제적으로) 지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한국기업은) 너무 그룹이 강하지 않은가’ 한다. 이것이 오히려 대기업이 더 커나가는 것을 억누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