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제조업 회복세 완연

미국발 경기 회생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가운데 제조업 회생 조짐도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 완연하다.

미국의 7월 제조업 지수가 아직은 위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지난 11개월 사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3일(이하 현지시각) 발표됐으며 유로권 관련 지수 역시 7월에 11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도 제조업 지수가 7월에 50을 넘어 1년 6개월여 만에 확장 국면을 기록했으며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7월에 52포인트를 넘어섬으로써 전달에 이어 회생 국면을 이어갔다. 이밖에 스위스도 제조업 침체가 끝났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나왔으며 침체 타격이 상대적으로 늦게 나타나면서 골이 깊었던 동유럽에서는 역내 주요 경제국인 폴란드와 헝가리가 회생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이 되살아나는 모습이 완연하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7월 제조업 지수는 48.9를 기록해 전달의 44.8에서 크게 높아지면서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직은 확장 국면을 의미하는 50에는 미치지 못했다. 뉴욕 소재 RDQ 이코노믹스의 콘래드 드콰드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침체가 끝나기 시작했다는 판단”이라면서 “올 하반기는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ISM 관계자도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8월에는 ISM 지수가 50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고 감소와 투자 감소세 진정, 그리고 해외수요 개선 등이 제조업 회생을 부추기는 변수라고 분석했다.

로이터가 3일 전한 마켓 이코노믹스 분석에 따르면 유로권 제조업 분야 PMI는 7월에 46.3을 기록해 전달의 42.6에서 상승했다. 이로써 지수는 5개월 연속 뛰었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7월 수치는 46포인트였다. 로이터는 7월의 전월비 수치 상승폭이 지난 12년 사이 두 번째로 큰 것이라면서 7월 수치가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PMI 수치는 유로를 사용하는 16개국 제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의 PMI도 전달 47.4이던 것이 7월에 50.8로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선을 돌파한 것으로 3일 발표됐다. 동유럽 주요 경제국인 헝가리는 7월 PMI가 전달에 비해 3.2포인트 상승하면서 49.2로 50에 바짝 접근했다. 폴란드도 PMI가 7월에 46.5로 전달에 비해 3.5포인트 뛰면서 지난 1년여 사이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마켓 이코노믹스가 분석했다. 유럽연합(EU) 및 유로의 역외국인 스위스 역시 PMI가 6월의 41.8에서 7월에 44.3으로 상승해 아직은 미약하나마 제조업 회생 쪽으로 꾸준히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크레디 스위스 그룹이 3일 밝혔다.

중국 제조업 상황을 보여주는 CLSA 중국 PMI는 7월에 계절적 요인을 반영한 상황에서 52.8을 기록해 전달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홍콩 소재 노무라 홀딩스의 기노시타 토모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중국이 회생을 리드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몇 달도 전 세계 제조업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금융시장 안정세에 이어 침체 극복의 핵심인 제조업까지 아직은 충분치 않으나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석유와 곡물 등 원자재도 동반 강세라고 지적했다. 유가는 3일 미국 서부텍사스유가 배럴당 71달러에 근접했으며 북해산 브렌트유는 한때 72달러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반면 달러는 금융시장 안정에 따른 위기감수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점 등에 영향받아 이날 유로당 1.4227달러에 거래되는 등 지난 2개월여 사이 가치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