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하이브리드카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가 일반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4일 주요 현대자동차 판매영업소 측에 따르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소 측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구매를 권유하지 않는데다 구매자 역시 가격을 이유로 최종 구매 차량을 바꾸는 일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서울 한 영업소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해 가격을 지원해주지만 그래도 기존 차량보다 가격이 높아 판매량이 적다”며 “출퇴근 거리가 상당한 고객이 아니라면 구태여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하이브리드카에 대해 개별소비세, 취득세, 등록세, 공채매입 비용 등을 지원하지만 가격은 2054만∼2324만원 선으로 가솔린 모델에 비해 300만∼400만원 높다. 또 다른 서울경기 영업소 측은 “하이브리드 차량은 신차를 구매하는 고객과 중고차 수요자가 모두 적어 향후 차량 구매자가 중고차 판매 시 가격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여기에 LPG를 연료로 사용하고 모터가 고장나면 상당한 수리비용이 따르는 것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 영업소는 하이브리드에 대한 문의는 받지만 실제 차량을 판매한 경우는 없다. 지방의 한 영업소 역시 하이브리드 차량을 권유하지 않고 판매한 실적도 없다.
지방 영업소 측은 “하이브리드는 일 년 주행거리가 3만㎞정도 돼야 비싼 구매가격을 보상받을 수 있다”며 “요즘은 아반떼와 쏘나타도 연비가 좋아져 일반적 운전자라면 차라리 그 가격으로 쏘나타를 구입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지난달 출시된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한 달 만에 1034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현대차 측은 이 가운데 개인고객 구매비율은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 대림산업이 아반떼 하이브리드 100대를 업무용 차량으로 구매했고 공공기관과 지자체의 관심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개인판매는 저조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반영하듯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중고차 가격을 보장해주고 동급 가솔린 차량과 비교 시 발생하는 가격차를 3년 후에 납부토록 하는 등 파격적 판매조건을 내 걸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