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공공정보 꺼내쓰자"

 10조원에 달하는 산업적 가치를 지닌 공공정보의 민간활용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작업이 시작됐다.

 그동안 공공정보는 재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지 않은데다 유통체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제 가치를 발휘하지 못했다.

 정부는 대국민 서비스를 개선하고 공공과 민간 사이에 소통의 장을 만드는 차원에서 이 같은 작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러한 노력에 따라 공공정보를 활용하는 서비스 산업 뿐 아니라 데이터베이스(DB)와 검색서비스 등 관련 산업도 함께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인터넷서비스 기업들과 공공정보 활용방안을 찾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각 부처별로 공공정보 활용을 촉진하는 계획을 수립 중이다.

 이달 말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인터넷서비스업체들·공공기관 정보화담당관과 함께 공공정보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날 간담회는 일반 국민들이 수시로 찾아보고 싶은 정보들을 어떻게 하면 쉽게 제공할 수 있는지 기술적·제도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해당하는 정보가 무엇이며 이를 찾아가는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기술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공공정보의 민간 재활용을 위한 제도적 장치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부처들은 부처별로 이미 DB로 구축해 놓은 정보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계획을 수립 중이다. 행안부는 2012년까지 교통정보, 취업정보 등 이미 DB로 만들어진 정보를 대상으로 100대 공유서비스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년 서비스 수요 조사를 실시해 내년에는 우선적으로 20개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서비스할 정보들은 응급시설·보육시설 현황과 부동산 종합가격 등 민생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 정보들이다.

 문화체육관광부도 공공정보 활용 지원 사업 일환으로 수요조사를 진행 중이다. 공공정보 활용 현황과 기업들이 공공정보를 활용하는 데 겪는 어려움 등을 조사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공공정보의 가치에 눈을 뜨고 관련 법까지 제정해 공공정보 재활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영국은 2005년 ‘공공정보 재이용에 관한 법률’ 제정과 함께 관련 기관을 설립했으며 EU는 27개 EU 회원국의 입법을 의무화하는 ‘공공정보 재이용에 관한 지침’을 2003년에 만들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인터넷 포털 가입자들에게 찾아가는 공공 서비스를 발굴하고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제공하기 위해 진행하는 첫 걸음”이라며 “정형화된 DB정보뿐 아니라 다양한 공공정보 활용이 논의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공공정보=공공기관이 업무상 수집·생산·관리하는 정보를 말한다. 일례로 특정 지역 내의 점포 개수나 교통흐름 등을 들수 있으며, 민간은 이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에 따르면, 공공정보를 민간이 상업화하는 데 활용할 경우 10조 1200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