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강국코리아, 다시 시작이다] 오계택 중앙대 교수](https://img.etnews.com/photonews/0908/090805052504_486326183_b.jpg)
규제기관이 3세대(3G)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의 품질 평가를 진행했다는 소식을 언론에서 확인했다. 평가 결과가 모두 우수했다는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3G 통화 품질이 완벽에 가깝다거나 초고속인터넷 속도 또한 신뢰할 만한 수준이라는 소식에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
규제기관이 실시한 품질 평가의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가 소비자가 보다 나은 품질의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
3G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품질평가가 이 같은 목적에 부합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1위 사업자와 2위 사업자 간 3G 이동통신의 품질 격차는 거의 전무했다. 100Mbps 초고속인터넷도 소비자의 선택을 좌지우지할 만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사실상 3G 이동통신이든, 초고속인터넷이든 소비자가 아무 것이나 선택에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나 다름없다. 누구를 위한 평가인지 되묻고 싶은 대목이다.
변별력이 있는 평가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이해된다. 품질 평가 결과가 이렇게 되다 보니 규제기관의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3G 이동통신 번호이동이 사상 최고치에 이르는 등 3G 이동통신을 선택할 때 혹은 초고속인터넷을 가입할 때 소비자가 가장 중시하는 요소가 과연 품질일까.
물론 품질을 최우선 가치로 적용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평범한 소비자 10명 중 8∼9명은 이동통신 단말 보조금과 초고속인터넷 경품 종류와 금액에 따라 선택을 달리한다는 게 주지의 사실이다.
위약금 대납과 적지 않은 현금, 고가의 경품을 미끼로 내걸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유치를 위한 사업자의 문자메시지와 e메일은 지금 이 시간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품질 평가 결과가 공개되자 일부 사업자는 평가 결과에 형평성을 제기하며 ‘특혜’ 시비마저 운운했다는 후문이다. 품질 평가 결과의 객관성을 논하기 이전에 공정성 자체가 훼손된 것이다.
변별력 없고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로 활용되지 못할 품질 평가가 과연 유의미했는지, 방법론에서 부족한 부분은 없었는지 등 이제부터라도 새롭게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평가의 의미는 다양하다. 격려는 물론이고 분발을 독려하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물론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이야 한다는 전제가 선행돼야 한다.
앞으로 인터넷전화 품질 평가가 진행될 것이라는 소식을 최근 신문에서 본 적이 있다. 소비자도, 사업자도 납득할 수 있는 유효한 평가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오계택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okt8941@ca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