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열대야 쇼핑에 웃는다

 이달 들어 본격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해가진 저녁에 쇼핑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유통업체들은 열대야를 피하려는 고객 모시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는 전국 270개 점포의 오후 6시 이후 매출을 조사한 결과, 이달 하루 평균 매출액이 지난달에 비해 1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고객은 오전과 오후 모두 비슷하게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달 들어 오후 6시 이후의 방문객이 크게 늘어났다. 폐장하는 오후 9시 이후에도 방문객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제품의 매출 역시 에어컨을 비롯한 전자제품이 골고루 판매되고 있다. 이는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시작됨에 따라 날씨가 선선한 저녁때 쇼핑을 즐기는 고객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대현 하이마트 대치점장은 “여름철에는 방문객이 저녁에 많이 몰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날씨가 선선한 저녁때 가족단위로 매장을 찾는 횟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전국 112개 점포의 오후 9∼12시까지의 매출을 조사한 결과, 3월에는 전체의 20%였던 것이 6월 23.5%, 7월 25.4%로 증가했다. 매출의 25%가 저녁 시간에 몰린 셈이다.

 조익준 프로모션팀장은 “기온이 높은 오후 시간대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대신 저녁에 시원한 매장에서 쇼핑을 즐기는 고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야간 쇼핑객들을 위해 실속있는 마케팅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올빼미 쇼핑객들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12일까지 야간 고객을 대상으로 일부 품목에 대해 최대 50%까지 깎아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인터넷 쇼핑몰 업계도 ‘밤손님’ 맞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옥션은 매주 월∼목요일에 생활가전, 디지털기기 등을 하룻밤만 깜짝 세일하는 ‘원나이트 쿠폰’ 행사를 이달말까지 진행한다. 인기 IT제품 6가지를 평균 10% 할인 판매한다. 인터파크도 이달말까지 라면, 떡볶이, 순대 등 야식거리를 모아 높은 ‘야심한 밤, 참을 수 없는 유혹’ 기획전을 연다. 디앤샵 역시 오는 10일까지 응모만 하면 최대 50% 할인받을 수 있는 ‘쿨 나이트 쿠폰’을 즉시 발급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옥션 홍윤희 홍보부장은 “비가 많이 온다거나 너무 더운 요일에는 해가 진 저녁에 쇼핑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이 같은 현상은 온라인에서도 나타나서 야간쇼핑 등의 주제로 각종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