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
프레드 싱거·데니스 에이버리 지음, 김민정 옮김, 동아시아 펴냄.
엘 고어는 ‘불편한 진실’을 통해 지구온난화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이산화탄소 저감 노력 기피를 지적하고, 산업발전의 미명 아래 환경을 파괴하는 중국을 향해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가속화되는 지구온난화 현상을 방치하면 인류가 대재앙을 피할 수 없다며 설득력 있는 각종 데이터를 제시했다. 이 내용은 전세계 교육기관에서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주요 교재로 활용될 만큼 인기가 높다.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 다큐멘터리물이 2007년 영국의 공영방송을 탔다. BBC의 ‘지구온난화 거대한 사기극’은 말 그대로 지구온난화가 사기극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불편한 진실’ 만큼이나 전세계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사기극을 주장한 다수의 과학자들역시 주장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인 다수의 데이터를 제시했으나 ‘개발론자의 시녀’라는 사회적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어느 쪽이 과장된 논리인지는 아직 검증할 방법이 없다. 판단은 우리 몫이다.
미국의 저명학자들이 펴낸 ‘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는 BBC의 다큐멘터리의 내용과 궤를 같이 한다.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의 문제가 아닌 지구의 가열과 냉각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주기에 맞춰 일어나는 정상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100만년 전부터 약 1500년 주기로 반복되는 자연적인 기후 변동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역사 기록, 나무의 나이테 간격, 미라의 치아 속 산소 동위원소 등을 살펴 볼 때 1850년부터 현재까지는 현대 온난기로 해석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인간의 산업활동이 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해도 대기 하층에 더 많은 열이 가둬지지 않는다는 여러 연구 결과와 남극 빙하 코어(빙하에 구멍을 뚫어 추출한 얼음조각)를 분석해 역사적 기후 변화를 살펴봐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진 이후 지구의 온도가 높아졌다는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오히려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800년이 지난 다음에야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했다는 자료도 제시한다. 1만5000원.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