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Case Study-서울우유 BPM 프로젝트

[CIOBIZ+]Case Study-서울우유 BPM 프로젝트

 서울우유가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를 통해 458개 전사 프로세스를 자산화한 것은 본격 체질 혁신을 앞둔 전초작업이었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서울우유의 전 직원이 ‘변해야 산다’는 일념하에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드러내기는 72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여러 부서가 중복된 업무를 동시에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병목현상이 발생했던 프로세스와 개선해야 할 프로세스도 분명해졌다. 이러한 중복업무와 개선 프로세스를 도출해내는 것이 서울우유 BPM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목적이었다.

 ◇BPM TF 조직해 전사 체질 혁신=서울우유는 지난해 2월 BPM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IT팀 인력과 현업 인력을 축출한 ‘BPM 프로젝트 TFT’를 조직했다. 보이지 않는 프로세스를 다 보이게 하는 ‘자산화’, 순차적으로 업무를 자동 배분하고 체크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화’, 업무의 성과를 측정하는 ‘성과관리’를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해 올 3월까지 진행했다.

 먼저 주요 프로세스를 분석하고 업무를 연결하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 모델링 작업을 추진했다. 김영문 프로세스혁신팀장은 “지원부문, 가공사업부문, 낙농사업부문으로 나뉜 서울우유의 모든 업무를 조사해 458개 업무를 가시화했다”며 “밸류 체인(Value Chain) 분석을 통해 표준화와 자산화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기획·연구개발 등을 포함하는 256개의 지원업무, 176개의 가공사업 업무, 26개의 낙농사업 업무를 표준화했다. 유일하게 생산 공장의 공정관리만 제외했다. 프로세스 개선으로 효과를 보기 힘든 기술집약적 업무라는 판단에서다. 신제품 출시 및 제품 라이프 사이클 관리, 월간 판매계획과 프로모션 관리 등을 ‘자동화’하는 작업과 이후 수요예측과 출하관리를 시스템으로 관리하도록 함으로써 과학적으로 성과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하는 ‘성과관리’ 작업을 이어 진행했다.

 ◇중복 업무 제거해 의사결정 속도 높아져=업무를 가시화하고 나니 같은 업무를 중복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구매를 요청한 부서와 구매를 담당한 부서에서 동시에 시장조사를 하고 견적서를 받는 등 비효율적인 업무가 산재했던 것이다. 서울우유는 이번 BPM 프로젝트를 통해 이러한 중복업무와 필요없는 업무를 제거함으로써 의사결정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업과 생산부문간의 실시간 소통도 시급했다. 기존에는 일정량의 제품 생산을 마친 후 이를 취합해 재고량을 입력했다. 문제는 생산부문이 취합된 재고량을 입력할 때까지 영업부문은 공장에 제품이 몇 개 있는 지도 모른 채 고객의 주문을 받아야 했다는 점이다. 영업과 생산간 의사소통이 필요한 이유였다. 고객의 주문 상황을 모르고 생산해야 했던 생산부문도 마찬가지였다.

 이 때문에 공장간 이동이 많아 재고 파악이 어려운 제품을 대상으로 실시간 재고현황 파악이 가능하도록 BPM 시스템을 집중 적용시켰다. 공장에서 일주일간 상온에 적재한 후 일주일 지나 ‘OK’ 사인 후 출하되는 멸균 제품군들이 주로 해당됐다. 덕분에 공장과 영업소가 재고파악과 주문확인을 위해 일일이 전화를 돌리지 않아도 되게 됐다. 김 팀장은 “실시간으로 공장 출하 담당자들이 현재 재고를 BPM 시스템에 입력하고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며 “시장에 출시된 제품의 시장 반응 분석과 판매 현황도 가시화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전 임직원이 신제품 출시부터 제품 판매 이후 분석, 그리고 제품 단종까지 사이클을 공유해 한 눈에 제품 수명을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프로세스 기반의 통합 매뉴얼을 구축해 직원이 바뀌거나 신입사원이 입사해도 쉽게 같은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책임 소재도 명확해졌다. 김 팀장은 “업무를 인수 인계하거나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도 업무상 효율이 떨어지지 않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BPM 프로젝트를 통해 업무를 가시화함으로써 중복업무를 통합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체질 혁신의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가시화된 프로세스 기반 본격 혁신 돌입=서울우유는 가시화된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임원 인터뷰 등을 거쳐 문제가 되는 핵심 공통 분모를 찾아냈다. 이를 통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7가지 영역을 선정했다. 성과관리의 객관성 향상과 마케팅, 구매업무 등 개선을 목표로 한 7가지 영역별 과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4월부터 본격적인 프로세스 혁신 활동에 돌입했다. 액션러닝(Action Learning) 기법을 적용해 프로젝트 수행과 동시에 교육을 통한 전문가 양성도 진행한다. 7월부터 임직원 200명을 대상으로 변화관리 교육에 돌입했다. 교육과 실행을 통해 과제를 수행해 9월까지 프로세스 개선과 단기적 성과 중심의 1차 프로젝트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후 도출된 결과로 올해 말까지 막바지 개선 작업을 통해 2차 프로젝트를 완수할 계획이다.

 ◆김영문 서울우유 프로세스 혁신팀장

 -BPM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동기와 추진 경과는.

 ▲프로세스가 눈에 보여야 개선점도 도출될 것으로 생각됐다. 눈에 보이는 프로세스를 위해 전사프로세스 혁신에 앞서 BPM을 통해 프로세스를 자산화한 것이다. 국내 BPM 솔루션 기업인 리얼웹과 협력했다. 3개월간 프로세스를 자산화하고, 3개월간 자동화와 성과관리를 수행했다. 이후 4개월간 안정화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가시화한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프로세스 혁신 컨설팅을 수행 중이다. 이후 개선되거나 수정된 프로세스를 다시 BPM 시스템에 반영하는 작업도 추가 진행할 것이다. 

 -BPM을 통해 프로세스 개선을 하는 궁극적 목표는.

 ▲프로세스 가시화로 프로세스 자체를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 문화 전체를 바꿀 것이다. 뿌리부터 체질을 변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프로세스 혁신활동은 단순한 개선활동이 아니다. 완전히 뒤집어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서울우유는 이러한 전사 체질변화를 통해 30%의 업무 속도 향상과 30%의 원가절감, 매출 3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세스 혁신을 하고자 하는 기업을 위해 조언한다면.

 ▲최근 경제 위기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프로세스 분석 없는 혁신으로 인력을 구조 조정한다. 이 방법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강제 구조조정을 하는 기업들이 실제 업무를 없애지 않고 인력만 퇴출하는 것이 문제다. 업무가 남아있다면 누군가 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구조조정은 실패로 끝난다. 언젠가 그 업무를 위한 사람이 다시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필요없는 업무를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