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P로 HD 동영상 본다

MP3P로 HD 동영상 본다

불과 3년전만 해도 MP3플레이어는 음악을 듣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동영상 재생기능이 추가되면서 멀티미디어 기기로 변신을 하더니 지금은 인터넷까지 되는 복합 네트워크 단말기로 발전했다. 이 모든 게 반도체 성능이 획기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강력한 성능을 갖춘 멀티미디어 칩 등장으로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3분기부터 HD 동영상(해상도 720p 이상)을 재생하는 멀티미디어 칩이 대거 출시된다. 단순한 칩 개발이 아니라 이들 칩이 적용된 실제 제품이 본격적으로 출하된다.

가장 먼저 양산품에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칩은 엔비디아의 ‘테그라’다. 암(ARM) 코어 외 엔디비아가 독자 개발한 GPU 및 멀티미디어 코어를 사용해 저전력과 동시에 그래픽 성능이 한층 강화된 테그라는 삼성전자의 신형 MP3플레이어 ‘M1’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준HD’에 채택됐다.

올 가을 경 발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두 제품 모두 디스플레이로 AMOLED를 채택해 화질이 특화된 것이 특징인 데, 엔비디아 테그라는 720p HD 동영상 캡처 및 재생이 가능해 고화질 디스플레이에 어울리는 성능을 지원한다. 엔비디아코리아 측은 “테그라는 ARM CPU를 사용하는 제품이지만 독자적인 설계로 CPU의 작업 부하를 최소화하며 게임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및 저전력을 구현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TV에 이어 휴대기기에서도 ‘풀HD’ 시대를 열 멀티미디어 칩도 출격 대기 중이다.

국내 팹리스 업체인 텔레칩스가 개발한 칩 ‘TCC 8900’은 세계 최초로 1080p(프로그레시브) 해상도의 풀HD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풀HD 동영상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넷북에서도 구동하기 어려운 콘텐츠로 휴대기기에서 이를 재생한다는 건 그 만큼 칩 성능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텔레칩스의 신규 칩은 우선 이달부터 중국 ODM(제조자 개발생산)에 납품돼 양산될 계획이며 국내 제조사들과도 사업을 논의하고 있어 4분기 중에는 MP3플레이어나 PMP에 적용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풀HD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칩일 뿐 아니라 HDMI 출력도 지원해 풀HD 영상을 HDTV에서 크고 선명하게 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MP3플레이어나 PMP가 이제 DVD플레이어나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을 대신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밖에 싱가폴 크리에이티브도 풀HD 재생 기능에, 그래픽 가속 성능 및 인터넷 기능을 갖춘 칩 ‘ZMS-05’를 개발하고 아이팟 터치의 대항마 격인 휴대기기 ‘지 에그(Zii-Egg)’를 만들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세계 곳곳에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팟터치나 넷북의 성공에 자극 받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모바일 기기 시장을 겨냥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면서 “강력한 성능을 자랑해 PC의 일정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